-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에서 중고품 전성시대가 열리고 장판 밑 비상자금이 증가하는 새로운 풍속도가 생겼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아끼면서 살자"가 대세인데요. 서민들의 대처법은 별반 다르지 않군요.

- 미국 언론들은 최근 금융위기로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풍속도를 연일 보도하고 있습니다. 외형에 집착하는 거품 경제가 사라지고 가치가 지배하는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고 합니다. 화려함이 아닌 성능 대비 가격이 중요해진 것이지요. 이에 따라 폭탄 세일에 집착하는 구두쇠가 귀환하는 한편 '바꿔 쓰고, 다시 쓰는' 중고품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합니다.

- 아울러 금융기관을 믿지 못하고 현금 보유량을 늘리려는 사람들이 장판 밑에 비상자금을 숨기고 있고, 금융권에서는 미국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넣은 복잡한 파생금융상품 대신 단순한 상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합니다.

- 금융위기로 신도시가 몰락하고 미국 경제를 이끄는 새로운 빅3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는데요. 금융위기가 한때 절대적인 것으로 믿었던 많은 것을 과거로 돌리고, 새로운 것을 통해 미래를 만드는 작업을 촉진하고 있네요. 우리나라 역시 새로움을 받아들일 준비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연기자(?)가 되는 농협노동자

- 농협의 고객만족평가제가 지역농협 노동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높다고 합니다.

- 업무내용은 물론 용모까지 평가를 받는 농협 노동자들은 평가제도 요원이 오면 연기(?)까지 한다고 합니다. 한 지역농협 노동자의 얘기를 들어 볼까요. "지난해 상반기에 지역에서 평가점수 1위를 했습니다. 그런데 하반기에는 꼴찌로 추락했어요. 고객에게 '형님 오셨습니까'라고 말했기 때문이라네요."

- 여의도 한복판에서 은행원이 고객에게 '형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면 분명 이상하겠죠. 하지만 금융기관이라고는 농협 한 곳밖에 없는 지역에서 이런 인사말은 오히려 고객에게 정감을 주는 인사로 통한다고 합니다.

- 고객평가제도를 위한 모니터요원이 자신을 감시하는 날. 한 지역농협 노동자가 농협을 찾은 어르신에게 '○○○고객님 오셨습니까'라고 말했더니 돌아온 말은 '니 뭐 잘못 먹었나'였다고 합니다. 연기자가 됐던 노동자도 어르신도 모두 머쓱해졌다는 후문이네요.

등록금에 피눈물 흘리는 대학생들

- 등록금 문제로 대학가가 뜨겁습니다. 13일에는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소속 회원들이 ‘등록금 인하 투쟁 삭발식’을 가졌는데요. 치솟는 등록금에 뚝뚝 떨어지는 여학생들의 눈물과 머리카락이 겹쳐집니다. 등록금을 내지 못해 휴학을 거듭하다 결국에는 자살을 선택하는 안타까운 청춘들에 대한 소식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 전국예술계대학생연합은 이날 또 각 학교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습니다. 예술대 학생들의 높은 등록금이 학교들의 ‘등록금 차등책정 담합’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온라인도 대학생들의 눈물에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한창 예쁘게 꾸미고 싶을 스무살 여학생들”이라며 안타까워하는 누리꾼도 있었고, “(삭발한 학생의) 눈물은 2천만 대학생들과 부모들의 피눈물”이라는 분노도 있었습니다.
 
 
<매일노동뉴스 4월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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