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열린 남북축구 월드컵 예선전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실감하고 이명박 정부의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을 포함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소속 조합원과 회원 700여명이 공동응원전을 펼쳤는데요. 경찰이 한반도 문양의 수기를 수거해 가는가 하면, ‘우리는 하나다’라는 글자와 함께 현수막에 그려져 있는 한반도 문양을 ‘정치성 표현물’로 규정해 강제로 떼려고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응원단과 경찰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죠.

- 민화협 관계자는 “공동응원을 여러 번 했지만 한 번도 한반도기가 문제가 된 적은 없다”며 “경찰은 어떤 규정에 위배되는지 따져도 설명을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냥 “올해부터 한반도기는 안 된다”는 말만 했다는군요.

-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도 “한반도기가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는데요. 한때 한반도기를 흔드는 공동응원이 정부차원에서 홍보가 되기도 했죠.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한라봉 먹고 병원 지키고

- 기획재정부가 최근 대형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의료민영화를 통해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고 일자리도 늘리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건강보험 체계가 무너지고 의료비가 폭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데요.

- 지난해 영리병원 도입 여부를 놓고 도민 여론이 양분됐던 제주도에서 최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영리병원 홍보에 공무원과 민간단체까지 동원되고 있다는군요.

- 영리병원 도입에 반대하는 단체들도 조직 정비에 나섰는데요. 사업비가 부족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총알'이 없는 거죠.

- 이에 영리병원 반대 단체들의 모임인 '의료민영화 및 국내영리병원 저지 제주대책위원회'가 한라봉 판매에 나섰는데요. 오는 15일까지 3킬로그램 단위로 포장된 친환경인증 한라봉을 2만2천500원에 판다고 합니다.

- 참고로 친환경인증을 받지 않은 시중의 한라봉은 3킬로그램에 2만7천원~2만8천원 수준이라는군요. 한라봉도 맛보고 병원도 지키고, 일석이조 아닌가요. (신청 팩스 : 064-759-1750 의료연대제주지부)

'사회연대노총'이 넘어야 할 벽

- "오늘은 민주노총 사람들 안 왔네. 그 사람들하고는 말이 안통해." "노조하는 사람들은 연봉이 6천만원이 넘어. 그런데도 월급 더 올려 달라고 난리잖아. 연봉 6천만원 넘으면 노조 못하게 하는 법은 없나."

- "현대차는 망해야지. 현대차 월급 올리면 하청한테 다 넘어 오잖아." 2일 점심시간 서울 영등포 한 식당에서 작업복 차림의 사람들 사이로 오간 이야기들입니다. 식당은 민주노총이 위치한 대영빌딩에서 인접한 곳입니다.

- 영등포 일원에는 규모가 영세한 기계공구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식당이 위치한 골목은 민주노총 조끼를 입은 조합원과 작업복 차람의 사람들이 혼재된 곳이죠.

-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10시 기자회견에서 사회연대노총을 표방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노동운동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민주노총이 설정한 사회적 약자에는 영세한 자영업자도 포함됩니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사회연대 노동운동은 민주노총이 위치한 영등포지역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 대규모 노동절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민주노총은 시민·학생들에 대한 전국적인 선전전을 펼친다고 합니다. 전국적인 선전전에 앞서 민주노총이 위치한 영등포에서부터 홍보활동을 펼쳐 보는 건 어떨까요.
 
 
<매일노동뉴스 4월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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