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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노총 대안론', 언론이 만들어낸 환영인가?
민주노총 간부의 성폭력 사건, 한국노총 소속 부산택시노조 간부의 금품 수수 혐의 등이 언론을 장식하는 사이, 이른바 '제3노총 대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상당수의 언론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양대 체제를 거부한 제3노총의 태동 움직임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이를 두고 노동계 안팎의 여론도 분분한 상태. "제3노총은 자본과 언론이 빚어낸 허상에 불과하다"는 부정론이 존재하는가하면, "새로운 노총의 등장으로 노선경쟁과 정책경쟁이 활성화 될 수 있다"는 긍정론도 있다. 제3노총을 추진하고 있는 핵심인물을 포함, 노동계 각계에게 제3노총 대안론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대립에서 공존으로
배일도 전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1·9·10·11대)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양 노총은 이 같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그래서 제3노총이라는 새로운 모색을 하게 된 것이다. 현재 전개되고 있는 경기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 차원의 모색이기도 하다.
기존의 노동조합은 '대립주의' 노선을 전제했다. 이는 노사 간 대립, 정부와의 대립 등으로 표면화 됐다. 제3노총은 '대립에서 공존으로의 전환'을 표방한다. '투쟁적', '이념적'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운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노조가 100라고 하면, 양 노총에 가입돼 있지 않은 노조가 30 정도다. 이들이 제3노총의 주축이라고 보면 된다. 주로 공공부문 노조다. 올해 말 출범을 목표로 부단히 조합원들을 만나고 있다. 이미 복수노조인 공무원과 교직원은 물론, 지방공기업과 국가공기업 노조들을 만나고 있다.
이미 두 개의 노총이 있는데 또 다른 노총이 필요하냐는 회의적 시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잇다. 하지만 민주노총이 인정돼 양 노총 체계가 구축된 뒤 노조 조직률은 더욱 높아졌다. 제3노총이 생기면 오히려 조직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 노총이 포괄하지 못했던 중소기업노조와도 함께 할 생각이다.
제3노총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가장 시급한 것은 복수노조를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하는 것이다.

* 제3노총 살아 남을까?
오종쇄 현대중공업노조 위원장

언론에 현대중공업노조가 제3노총의 핵심 세력인 것처럼 보도되고 있지만, 나는 지금 제3노총이 필요한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노동운동이 하나로 단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노총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민주노총보다 전투력이 떨어질테고, 한국노총보다 교섭력이 떨어질 것 아닌가.
물론 민주노총은 경직성을 탈피하고, 한국노총은 상층 위주의 관료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1국 1노총'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두 노총이 조합원과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시작한다면, 흩어져 있는 단위노조들도 결국 같은 길을 가게 될 것이다.
현대중공업노조가 제3노총의 대표조직처럼 비춰지는데, 사실 우리 노조 입장에서는 갈 곳이 없다. 이러한 상황을 언론이 부추기는 측면이 크다. 제3노총이라고 구분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언론에는 충분히 흥밋거리가 되지 않겠나.
노조는 '실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공부문 임단협을 예로 들면, 공공부문의 임금은 전년도 정기국회에서 결정된다. 그러면 양 노총은 정기 국회 전에 관련 데이터를 뽑아 정부와 국회에 임금인상을 요구해야 한다. 그 정도 할 실력도 안되나? 이미 임금 가이드라인이 결정된 뒤인데, 거기다 대고 '임금 가이드라인 철폐'를 외치면 먹히겠나?
노동운동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나는 이것을 정책과 실력으로 승부를 보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 제발 실력으로 말하자. 정책역량과 정치력을 높이기 위해 노조 간부들부터 공부 좀 하자.

* 분열보다는 개혁 노력을
김주영 한국전력노조 위원장


노동계가 조직을 추스르고 가야할 이 때, 조직 분열로밖에 볼 수 없는 제3노총이 등장했다. 언론도 제3노총 띄우기에 골몰하고 있다.
물론 양 노총이 보여준 실망스러운 모습 때문에 제3노총 얘기가 다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몸 담고 있는 노총을 개혁하기 위한 노력이 우선 돼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뛰쳐나가서 다른 조직을 만드는 것이 노동운동 전체의 발전에 순기능을 할지 의문이다.
나 역시 공기업 노조에 몸 담고 있지만, 양 노총이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이해를 충분히 대변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지금 공공부문의 노동운동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노동자들에게 그동안의 투쟁 성과를 모두 내놓으라고 한다. 제3노총에 공공부문 노조가 주를 이루는 데에는 이 같은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의문은, 제3노총이 '새로운 노동운동'을 추구한다는데 그 내용을 무엇인지는 제대로 이야기 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새로운 노동운동은 노조를 민주화하고, 조합원들의 뜻을 받드는 것이다.

* 자주적 노동운동은 반성과 혁신에서 시작
정의헌 부산지역일반노조 지도위원


제3노총은 민주노조운동을 분열시키려는 자본과, 여기에 공조하는 일부 노조들이 벌이는 말도 안 되는 행태다. 언급할 가치도 없다. 새로운 노동운동은 말로 하는 게 아니다. 반성과 내부 혁신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복수노조가 허용되더라도, 노동자의 단결을 저해하는 움직임은 올바른 노동운동이 아니다. 일본의 노동운동이 복수노조 허용을 계기로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지 않았나. 복수노조 시행을 앞두고 자본과 정권이 노동자의 사분오열을 조장하고 있는데, 제3노총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거기에 편승하고 있다. 노동운동에 있어 심각한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노동운동의 본연은 '아래'를 향하는 것이다. 보다 어려운 사람, 열악한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것이 노동운동이다.
현재의 제3노총 추종자들은 계급운동으로서의 노동운동을 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것이 그들의 한계이기도 하다. 일부가 그들의 주장에 흔들려 넘어갈지는 모르지만, 여전히 흘러오고 있는 자주적 민주노조운동의 흐름은 민주노총 속에서 새롭게 정비되고 계승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 자생력 잃은 민주노총엔 긴장요인
최영기 한국노동연구원 석좌 연구위원

복수노조가 시행되기 전에는 제3노총이 실현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복수노조가 시행된다면 제3노총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중간 영역을 차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구은회 기자  press7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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