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회에서 바닥에 깔고 앉기 위해 사용되는 '깔판'을 놓고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 민주노총 산하 조직의 한 노조간부는 18일 여의도 국회의 모 의원실을 찾았는데요. 그런데 국회 정문 앞을 지키는 경비가 이 노조간부의 승용차를 세우더니 트렁크를 열어 봤다고 합니다. 트렁크에는 지난 8일 여성대회 때 썼던 '비정규직 철폐하라'고 적힌 깔판이 있었죠. 국회 경비는 "시위용품이니 들고 갈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고 합니다.

- 이에 노조간부는 "경찰 제복을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시민들 물건을 막 뒤지고 빼앗으려는 그런 강압적인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며 경비를 혼쭐(?)냈다고 합니다. 20분 동안 실랑이를 벌이고 나서야 탈없이(?) 국회 정문을 통과했다고 합니다.

누가 더 산별적?

- 금융노조에서는 최근 '금융노조가 더 산별적이냐, 금융 사용자들이 더 산별적이냐'하는 농담 섞인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일치된 의견과 일사불란한 행동, 즉 중앙집중화 정도가 어느 쪽이 더 낫느냐 하는 겁니다.

- 금융노조는 임금협상 잠정합의를 앞두고 지부 대표자들 간 격론을 벌였는데요. 의견이 모아지지 않자 일부 지부대표자들은 "산별노조인 것은 금융노조인데, 산별을 이룬 것은 사용자들"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금융권 사용자들이 의견이나 행동에서 단일한 모습을 취한 반면 금융노조는 지부 간 의견이 달라 우왕좌왕했다는 자체 평가를 반영한 얘기입니다.

- 그런데 정작 18일 열린 산별중앙교섭에서는 금융노조가 단일한 모습을 보인 반면 사용자들은 민간과 공기업이 다른 모습을 보여 "금융노조가 더 산별적"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고 합니다. 물론 단일한 행동(중앙집중화 정도)은 조직구조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핵심은 중앙(본조)과 각 기관(지부) 또는 기관과 기관 간에 얼마나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 조율을 거쳤냐 하는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고 합니다.

WBC 4강 진출에 정치권이 열광한 이유는?

- 18일 오후 기쁜 소식이 날아왔죠. WBC에 출전한 한국야구팀이 일본야구팀을 누르고 4강 진출을 했다고 말입니다.

- 정치권도 발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 특수(?)를 누렸던 한나라당은 “불굴의 투지와 실력으로 한국 야구팀이 승리했다”며 “이번 승전보가 국민에게 용기를 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민에게 야구밖에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줄 수 없는 여당의 한계를 확인한 것 같아 안타깝네요.

- 자유선진당은 ‘봉중근 열사’라는 호칭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한국 야구팀을 칭찬하고 나섰는데요. 자유선진당도 “오늘 경기는 단순히 한일 간의 야구경기가 아니다”며 “지치고 상처받은 우리 국민에게 희망을 던져준 쾌거”라고 밝혔습니다.

- 자유선진당은 “이번 경기를 통해 야구감독의 결단과 지혜, 선수와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깨닫게 된다”며 “사회 각계각층의 지도자들도 김 감독의 지혜와 리더십을 배우라”고 따끔한 일침을 놓기도 했습니다.

“거리의 오페라 보러 오세요”

- 요즘 노동자 집회마다 오페라 공연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주인공들은 바로 지난 1월 난데없는 합창단 해체로 하루아침에 해고자가 된 국립오페라 노동자들인데요.

- 2007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오페라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는 이들은 최근 집회가 열리는 곳이면 어김없이 나타나 임을 위한 행진곡부터 아리아까지 감동적인 공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 국립오페라 합창단 노동자들은 20일 자신들의 일터였던 예술의 전당 앞에서 ‘국립오페라합창단 해체 반대 및 부당해고 철회를 위한 촛불음악회’를 개최합니다. 27일에는 국회 의원회관 1층 대강당에서 ‘국립오페라 합창단과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를 열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 수준 높은 오페라 공연도 감상하고 비정규 노동자들의 복직투쟁도 함께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매일노동뉴스 3월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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