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자락 헤매다 발목 부상도…경찰 검문 지원군 기지로 모면

'포위망을 뚫고서….'

수배 검거를 피해 잠적한 지 49일째를 맞는 이용득 위원장이 8일 금융노조 인터넷 홈페이지(www.kfiu.org) 게시판에 최근 지리산 인근에서 경찰의 포위망을 아슬아슬하게 뚫고 도피했던 일을 정리한 글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이위원장은 글에서 지리산 피아골 인근의 직전마을이란 곳에서 '작가'로 신분을 위장한 채 은거하던 지난달 말의 어느날 저녁 휴대전화의 발신지를 추적해 온 상당수 병력의 경찰들을 피하는 과정을 첩보소설을 방불케 하는 필치로 적어나갔다.

이날 저녁 9시께 경찰이 그가 은거하고 있는 마을까지 찾아와 집집마다 수색을 실시한 것은 물론, 마을 어귀에서는 경찰 순찰차 2대가 잠복 근무에 들어갔다.

당시 산책 중이던 이위원장은 먼발치에서 이런 경찰들의 행동을 목격하게 됐고, 급히 은거하던 민박집에서 짐을 챙겨 나와 '모처'에 지원을 요청하고는 한밤중 피아골 능선에서 굴러 떨어져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도 약속 장소인 평행이란 곳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약속장소인 간이화장실 인근엔 이미 경찰차들이 진을 치고 있었고 이위원장은 절망감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그런데 하늘이 도운 것일까. 경찰들은 잠시 후 교대를 하는 듯 철수했고 혹한에 떨던 이위원장은 "아득하고 편안한" 간이화장실에서 새벽 5시께 '지원군'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은 또 다가왔다. 이위원장을 뒷좌석 밑에 숨긴 지원군의 승용차가 경찰의 검문에 걸린 것. 그는 이때 "숨을 쉴 수가 없다"고 할 정도로 긴장했다.

그러나 지원군들의 '능청'과 '기지'로 위기의 순간을 모면한 이위원장은 드디어 안전지대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는 곧바로 고속버스에 오른 뒤 "감사합니다"라는 중얼거림과 함께 깊은 잠을 청했다고 한다. "다음의 투쟁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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