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화상담원이 청력에 이상이 생기는 난청에 걸렸다면, 이를 업무상재해로 볼 수 있을까요. 전화상담이 주업무이니까 당연히 그럴 것 같은데, 법원이 '업무상재해가 아니다'고 판단했습니다.

- 서울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에서 헤드셋을 끼고 범죄신고 전화접수를 받았던 황아무개씨의 사연인데요. 황씨는 귀가 아프고 환청이 들리는 증상에 시달리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요양신청을 냈다고 합니다.

- 하지만 공단은 전화상담업무가 난청의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며 신청을 기각했는데요.

- 결국 공무상재해를 인정받기 위해 법원을 찾은 황씨. 하지만 법원 역시 황씨의 청구를 들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난청과 전화상담 업무 간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은 겁니다.

- 귀를 주로 사용하는 노동자가 귓병이 났는데도 업무상재해를 인정받지 못하다니,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 전화상담업무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이들의 건강을 보호하는 조치가 마련돼야 할 것 같네요.

KBS, 천추태후와 미디어비평

- 지난 16일 8명의 사원행동 관계자 중징계로 촉발된 KBS 사태가 회사측의 대폭 징계완화로 29일 일단락됐습니다.

- 이날 하루 동안 기자와 PD들은 제작거부를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사태가 진정됐지만 진짜 문제는 '공영방송'인데요.

- 이날 제작거부를 한 기자들이 들고 나온 문구가 많은 것을 암시합니다. 이 가운데 '천추태후 보고 있다. 미디어비평 방영하라'는 내용이 눈에 띄었는데요.

- 최근 방영을 시작한 KBS2 대하드라마 천추태후는 시청률을 높이면서 단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반면 동시간대에 방영하는 미디어비평은 최근 징계사태를 다루려는 기자들과 회사측의 갈등 끝에 결방됐습니다.

- 드라마를 보든 교양물을 보든 시청자 마음이겠지만, 미디어비평 시청자들이 드라마로 몰려가는 것은 나라의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은 아닌 듯합니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 “기업이 아닌 소비자를 위한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라”, “공공부문 3만명 인력감축 반대한다”, “공영방송 독립성 위협하지 말라”, “우체국 민영화 계획 중단하라”….

- 어디서 많이 들어 본 구호 아닙니까. 그런데 이처럼 익숙한 구호들이 터져 나온 곳은 서울이 아니라 프랑스 파리입니다. 29일 프랑스에서는 정부의 친기업적 경제위기 대책을 비판하면서 일자리 유지를 요구하는 노동계의 총파업이 벌어졌는데요.

-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철도·항공·은행·병원·언론 등을 포함해 총 8개 산별연맹이 참여한 이날 총파업으로 파리 등 프랑스 전역의 80여개 도시에서 교통·교육·행정 등 공공서비스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고 합니다.

- 세계적 대공황의 초입에 서 있다는 요즘, 노동자의 요구도 국경을 초월하는 것 같습니다.
 
 

<매일노동뉴스 1월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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