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풍이 온 뒤에 까치발이 됐어요.”
병원에 입원한 중풍(뇌졸중) 환자를 보면 흔히 듣는 말이다. 이 환자들은 뇌졸중이 온 뒤 마비된 쪽의 상·하지에 뻣뻣함을 호소한다. 더 나가 팔은 안으로 오그라들고 다리는 뻗쳐서 흔히들 ‘까치발’이라고 부르는 구부러지지 않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이를 일컬어 경직이라고 한다.

경직은 척수손상이나 뇌졸중처럼 중추신경이 손상된 후 나타나는 현상이다. 상·하지의 근육반사가 항진되고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한 상태로 관절 운동범위를 감소시키고 수의적 운동기능을 상실시키는 등 기능 장애가 온 것을 말한다.
흔히 강직이라고 잘못 말하는 분들이 있는데 경직은 일반적인 관절 주위 조직이 굳어 뻣뻣해지는 강직이나 관절 구축과는 분명히 다른 현상이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관절이 변형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증상은 환자마다 다양해

경직의 증상은 환자마다 다양한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환자가 빠른 동작을 취하려 할 때 뻣뻣한 느낌이 증가돼 잘 움직여지지 않게 된다. 반면 느린 수동적 움직임에서는 어느 정도 관절범위가 유지되는 현상을 보이게 된다.
또한 반사의 항진으로 다리 피부에 적은 자극을 줘도 양하지 전체를 구부리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밖에 근육 힘의 저하가 느껴진다든지 조화운동이나 섬세한 운동을 수행하지 못해 일상생활에 기능장애를 초래하게 된다.

경직은 부정적인 면 이외에 긍정적인 면도 있다. 근육의 긴장도 증가와 반사 항진이 섰을 때나 걸을 때 체중 부하를 견디게 한다든지 근육의 위축을 막는다. 골다공증이나 심부정맥혈전증 등을 방지하고 심폐 기능 유지에 도움을 주는 등 환자의 합병증 예방에 유익한 측면도 있다.

재활의학과 의사는 경직으로 인한 자세균형 장애 및 보행 장애·이동활동 장애·피부손상 등으로 인한 욕창·관절구축·근육경련으로 인한 통증 유무 등 기능적 평가를 수행해 경직 척도를 파악한다. 이를 통해 경직의 중증 정도를 판단하고 치료의 범위를 결정하게 된다.

경직을 치료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경직의 정도를 감소시켜 경직의 부정적인 측면으로 인한 심한 기능적 장애를 줄이는 것이다. 앞서 기술했던 여러 부정적 측면들은 중추신경계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재활과정에서 빈번히 마주치는 문제점들이다. 심한 경직 상태를 완화시키면 일상생활동작이나 보행훈련 등 재활치료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경직의 치료와 처치가 과연 환자에게 도움을 줄지 해를 줄지 쉽게 알 수 없는 만큼 재활의학과 전문의의 철저한 진찰과 기능적 평가가 중요하다. 득과 실을 저울질한 후에 치료가 이뤄져야 바람직하다.

치료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물리치료다. 관절범위운동과 근육신장운동을 통해 경직으로 인한 근육 단축과 관절 구축을 막고 항진된 반사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근육을 20분 이상 냉각시켜 경직의 감소가 기대되는 냉요법이나 온열 요법이 있다. 지속적인 근육의 스트레칭을 위해 석고붕대를 사용한 지속적인 석고 고정이나 여러 가지 부목도 사용할 수 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보조기 등을 착용해 경직으로 인한 변형을 교정하는 동시에 보행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도 있다.

둘째 약물요법이 있다. 주로 전신 경직을 감소시키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약물 용량은 초기에 적은 용량에서 시작하여 효과를 보면서 차츰 증량하게 된다. 전문의의 면밀한 관찰과 판단을 통해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

셋째 화학적 신경차단·운동점 차단과 수술 요법들이 있다. 화학적 신경 차단술은 국소적으로 경직을 감소 시켜야 할 때 주로 사용된다. 팔이 오그라들 때 팔을 펴 주고 다리가 너무 뻣뻣해 의자에 앉기 힘들 때 다리의 경직을 빼 주기도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안 될 때는 근육의 일부를 자르거나 인대를 늘려 주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2009년 1월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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