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자체예산을 들여 반복작업으로 나타나는 허리통증 등 근로자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다.

노조는 "지난 99년말 산업보건위원회 회의에서 근골격계 예방과 치료방안에 대해 노사합의를 이룬데 이어 2년여간 근골격계 질환 합동조사 방법을 놓고 장기간 협상을 벌여왔으나 최근 결렬돼 노조가 독자적으로 조사에 들어간다"고 5일 밝혔다.

협상에서 노조는 직업병 전문병원으로 알려진 원진녹색병원을, 회사는 울산대학교병원과 울산대학교 교수로 구성된 의료팀을 연구용역기관으로 선정하겠다는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노사합동 조사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노조는 이에 따라 이달초 원진녹색병원과 계약을 맺고 중순부터 울산공장 승용3공장 근로자 1천900여명에 대해 근골격계 질환 설문조사를 시작으로 조사에 착수한다.

노조가 자체적으로 천명이 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근골격계 조사를 벌이는 것은 국내사업장 노조 가운데 처음있는 일로서 조사결과가 나오는 올해말께 질환이 깊은 근로자들의 무더기 산재요양신청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중순 현대자동차 노조 산하 모비스본부에서 근로자 60명에 대해 근골격계 질환조사를 벌여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소속 근로자 41명이 근로복지공단 울산지사로부터 산재요양승인을 받기도 했다.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노사간 연구용역기관 선정문제로 실시하지 못했던 근골격제 질환조사가 드디어 시작됐다"며 "앞으로 조사결과를 토대로 발병자의 치료와재발방지에 비중을 두고 회사측에 근로자의 체형에 맞는 공정을 갖추도록 하는 등근본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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