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고용노동자들이 부당해고, 임금체불, 업무상 재해뿐 아니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며 각종 부당행위와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는 사례집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민주노총(위원장 단병호)과 전국여성노조 등 노동계와 여성계는 5일 '골프 경기보조원, 학습지교사, 보험모집인 피해 사례 모음'을 펴내고 국회와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다. 사례모음는 △업무상 재해 △모성파괴 △성희롱 △부당해고 △부당행위 및 비인간적 대우 등 5가지 유형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여성노동자들은 임신중 보호가 전무해 유산 등 모성파괴에 노출돼 있고 사용자와 고객으로부터 성희롱에 시달리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보조원

"부산C.C 경기보조원 황아무개씨는 지난 98년 6월, 입사 한 달만인 사건 당일에 신입 경기보조원 대표로 회의에 참석하라는 당시 경기안내과장의 지시에 의해 캐디분과위원회 회의 참석, 2차 회식자리에서 간부 최아무개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지난 99년 12월 대둔산 C.C는 정식 개장 이전 경영악화 상태를 맞게 되자 경기보조원들의 나이가 많다며 35세 이상의 경기보조원들을 정리해고 할 것을 통보했다."

▶학습지 교사

"97년 봄. 재능교사 상계지국 이아무개씨 교사는 하루에 30집 가량을 방문하는 무리한 업무를 5일동안 수행했고, 이로 인해 3개월만에 아이를 유산했다. 의사의 진단결과 일을 중단하라고 권유해서 퇴사했다."

"학습지 교사들은 근로기준법내 핵심 조항인 업무상재해와 모성보호를 적용받지 못했 왔기 때문에, 임신을 하게 되면 곧바로 교실 정리를 한다. 그런데 회사에서 적절한 조치를 즉각 취하지 않아 유산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보험모집인

"지난해 3월 S화재 보험모집인 김아무개씨는 7년을 근무하면서 너무나 과중한 업무, 즉 과다한 목표 부여와 팀원 관리, 그리고 수백명의 고객관리를 하다가 쓰러져 뇌수술을 받았다. 병원 검사 결과 과로와 스트레스. 하지만 산재적용도 받지 못해 자비로 치료받았다."

이번 사례집을 준비한 민주노총 등 단체들은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일들이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에게 근로기준법을 완전히 적용해 법의 보호를 받게 해야 한다는 상식을 뚜렷히 확인해 주고 있다"며 "근로기준법상의 몇 개 조항만을 적용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등 단체들은 2월 임시국회에 맞춰 오는 7일 국회 앞에서 '비정규직 법 개정투쟁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12일 기자회견과 국회 환노위 및 노동부 장관 면담 등을 잇따라 벌여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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