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파급되면서 유통·서비스산업(유통산업)은 올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내 유통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경우 고용불안에 따른 내수침체가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시장 악화→가계소득 감소→가계대출 증가→소비침체'의 악순환이 예상된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원자재가격 폭등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내수침체를 견인했다면, 올해는 수요부족에 따른 디플레이션이 소비둔화의 직접적 원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비 양극화가 소비침체로

백화점은 의류·잡화의 비중이 높고 식품 등 이른바 필수소비재 비중이 낮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지난해 백화점업계는 고소득층의 명품 구입에 힘입어 10% 이상 양호한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부동산 등의 자산가치가 떨어지면서 고소득층에 기댄 백화점업계의 신장세가 올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는 올해 '2강 1중' 체제를 확립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가 홈에버 인수에 따른 매장효율화 작업을 올해 초 마무리하면 업계 1위인 ‘이마트’를 향한 홈플러스의 도전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경우 식품 등 필수소비재 비중이 높아 백화점에 비해 받는 타격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슈퍼마켓업계는 올해 선전이 예상된다. 업계의 지난해 매출신장율은 6.2%로 2007년 매출신장율(4.6%)보다 높았다. 올해 매출신장률도 5%에 이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원거리에 있고 충동구매를 유발해 구매금액이 커지는 대형마트를 대신해 근거리에서 식료품 등 필수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점포확보 경쟁심화와 신규시장 개척을 위한 소형슈퍼 모델개발이 올해 유통업계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성장세 이어갈 듯

지난해부터 경기둔화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인터넷 쇼핑몰과 편의점은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 쇼핑몰과 편의점은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몰업계는 지난해 17조1천억원의 매출액과 18.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개인정보유출 사고 등으로 신뢰성에 타격을 입었지만 온라인 '오픈마켓'은 20% 이상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고, 인터넷 종합쇼핑몰도 후발업체의 선전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베이의 지마켓 인수 가능성에 따른 오픈마켓의 구도 변화와 종합몰의 차별화 전략, 경기침체 둔감형 소매업태로 온라인 쇼핑몰이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가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편의점업계도 지난해 5조4천억원의 매출액과 15.3%의 높은 매출 신장률 보였다. 편의점의 주력상품인 담배 등 기호품에 대한 소비가 지속되고 있으며, 적은 금액의 소량판매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편의점 특성상 다른 유통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경기에 강한 점이 높은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분석된다.

여행숙박업, 유가 환율에 먹구름

지난해 폭등한 유가와 환율상승으로 여행업계와 숙박업계는 최대의 위기국면을 맞았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911테러나 사스(SARS) 시기에는 여행객수 감소가 한시적·지역적으로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호텔업계에서도 출국자수 감소에 따른 면세점 매출액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엔고로 인해 일본 여행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행업계는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발효된 미국 노비자 프로그램을 호재로 예상했지만, 경기쳄체에 따른 소비둔화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매일노동뉴스 1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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