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자·반도체분야는 최악의 해로 기록됐던 지난해에 이어 ‘고난의 행군’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경기침체에 따라 전자제품의 수출·내수·소비가 감소했고, 판매가격이 하락했다. 올해도 시장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자·반도체분야의 부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분야에서는 경기침체가 가시화된 4분기 들어 생산(-9%)·내수(-9.7%)·수출(-20.7%)이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국내 반도체 주력 수출제품인 D램 가격이 1달러대에서 0.81달러까지 떨어졌다는 사실은 전자·반도체분야의 올해 전망을 대신한다.

반도체 감산, 가격 올라갈까

업계에서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투자 규모를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08년 11월 산업활동 동향’만 보더라도 반도체분야 생산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25.6%를 기록했다. 국내 2위 반도체기업인 하이닉스의 경우 2007년 4조8천억원을 투자했지만, 2008년 2조6억원으로 줄인 데 이어 올해 투자액은 1조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연말을 전후해 전체 생산량을 20% 줄였다. 하이닉스는 관련업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8세대 LCD 생산라인을 자랑했지만 최근 8세대 생산라인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회사측 관계자는 "생산라인 구조조정으로 시장점유율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적자 폭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반도체분야 후발업체들은 사업철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D램 업체 중 ㄱ사는 경영위기에 봉착해 기업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월 12만장의 생산량을 보유한 ㄴ사는 최근 ㄷ사에 지분 35.6%를 매각했다. 15% 정도의 인력감원과 생산량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업계는 과도한 경쟁체제에 놓여 있는 D램 시장의 공급을 줄여 단가를 올릴 계획이지만, 출혈경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후발업체들과 2위 그룹의 감산이 지속되는 동안에도 D램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무감산 계획은 '공급감소로 인한 단가상승'을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2년 메모리 수요 급감과 공급과잉이 겹쳐 적자가 발생했을 때도 감산을 하지 않고 시장 점유율을 높였던 경험이 있다. 대만과 일본이 자국 반도체기업을 위해 지원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도 출혈경쟁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전자, 수출 감소 악재 속 LED 약진

지난해 12월 한국은행은 제조업체 1천392곳을 대상으로 한 ‘12월 기업경기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기조사에 따르면 자동차와 더불어 전자분야의 침체가 두드려졌다. 전자분야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44로 조사됐다. BSI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경기침체 이후 생산·내수·수출·하락에 이어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상의는 “올해 전자분야 수출은 2008년 대비 16% 감소한 1천117억달러에 그칠 것”이라며 “내수판매는 소비심리 악화로 지난해보다 8.4% 줄어든 150조원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발광다이오드(LED) 산업의 약진을 예상했다. LED 수요가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으로 확산돼 한국의 3대 LED업체인 서울반도체·삼성전기·LG이노텍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6%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LED 산업 수출은 지난해 353억달러보다 늘어난 387억달러(3.6%)에 이를 것"이라며 "일본·대만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원화 약세효과에 힘입어 수익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 1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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