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관계 속에서도 공동사업의 끈을 놓지 않았던 양대노총 통일사업이 삐그덕대고 있다.
1일 양대노총에 따르면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평양에서 예정된 남북노동자 지도부 회의에서 양 조직 지도부는 출발과 방북 일정을 별도로 진행하게 됐다. 북한에서 열리는 남북노동자 교류행사에 양대노총이 따로 움직이는 민망한 상황을 연출하게 된 셈이다.
 
사건 발단은 지난 8월 중순 남북 노동자 3단체 통일행사가 금강산 피격사건 등에 따른 남북경색국면으로 무산된 뒤였다. 당시 행사는 방북 인원수를 제한한 통일부 방침에 대해 한국노총은 수용하고, 민주노총은 거절하는 등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끝내 무산됐다. 이후 한국노총은 독자적으로 방북일정을 타진한 결과 조선직업총동맹의 초청을 받았고, 민주노총은 8월 무산된 남북노동자 3단체 일정을 재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한국노총의 방북일정에 맞춰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노동자 지도부 회의'를 개최해야 한다는 주장이 민주노총 내에서 제기되면서 양대노총이 협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노총 내에서는 북한에서 민주노총과 따로 일정을 진행하거나 민주노총 일정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무산됐다. 이에 따라 같은날 방북해 일정을 달리하거나 민주노총이 나중에 방북하는 것에 대해 2일께 조선직업총동맹 최종 답변이 나올 예정이다. 2006년 말 노사관계 선진화방안 노사정 합의와 지난해 대선을 거치면서 악화된 양대노총 관계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양정주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은 “이석행 위원장이 언론 등을 통해 한국노총에 대한 비난발언을 하면서 노총 내부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통일운동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행보를 같이했는데 이같은 사태가 벌어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양 본부장은 이어 “빠른 시일내에 과거처럼 북한 직총과 남한 양노총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영제 민주노총 통일국장은 "이명박 정권 출범 뒤 통일사업까지 어려운 상황이지만 양노총의 통일사업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런 노력에 대해 노동자들과 국민들이 관심과 기대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10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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