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등포구청 직원들이 20일 민주노총이 사무실이 있는 영등포 대영빌딩 앞의 현수막 철거 ‘작전’에 돌입했는데요. 이날 ‘작전’에는 각 손에 방패를 든 경찰병력이 지원까지 나왔습니다. 경찰 지휘관의 가슴에는 ‘을지훈련’이라는 리본이 달려 있었는데, 마치 군사작전 같았습니다.

- 영등포구청 직원들은 1톤 트럭에 타서 차로 위협하고 차량을 보호하는 경찰들은 차량 주변에서 방패로 민주노총 관계자를 밀어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넘어졌는데요. 자칫 사고로 이어질 만한 상황도 있었습니다.

- 민주노총 앞 현수막 철거는 과거엔 없었던 일인데요. 경찰 관계자는 “불법 현수막이지만 민주노총이라서 봐줬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관계자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한 관계자는 “두 번만 더 봐줬으면 자리 깔고 누웠겠다”고 헛웃음을 지었습니다.

그 나물에 그 밥 아닌지

- 최근 현대기아차 그룹이 올해 11조원을 투자하고, 4천400명을 고용하며, 저탄소 친환경차량 개발·출시를 서두르겠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강조해 부품업체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합니다.

- 그렇지만 2000년 들어 협력사의 납품단가를 주도했던 현대기아차가 올해 들어 이같은 계획을 대대적으로 밝히니 의아스럽다는 반응도 있다고 합니다. 지난 정권에서는 남이 못되던 잘 되던 침묵을 지키다가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선언한 이명박 정부의 발걸음에 맞춰 이같은 계획을 내놓은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지요. 이번 발표에서도 "국가의 고용 확대 정책에 부응하겠다", "정부의 세계 4대 그린카 강국 정책에 일조하겠다"는 말이 많이 쓰였다고 하더군요.

- 삼성그룹도 이건희 회장의 비자금 사건 이후 계열·협력사와의 동반성장과 사회공헌 기금 출연 등 대대적인 사회적 약속들을 발표했는데요, 정몽구 현대기압차 그룹 회장도 비리혐의가 인정돼 사회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 비슷하네요.

-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8·15 사면에서 비리 경제인들을 대거 사면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각 그룹의 발표가 순수한 의도라기보다는 이같은 것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지 하는 시각도 있는데, 세상을 너무 삐딱하게 보는 것일까요?

사회공공연구소, 첫날부터 '대박'

- 20일 문을 연 공공서비스노조 부설 사회공공연구소가 첫날부터 대박을 쳤습니다.

- 이날 개소식에 앞서 진행된 설립기념 토론회에는 100여명의 내외빈이 참가해 토론회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이 때문에 공공운수연맹과 공공노조 사무처 관계자들은 자리가 없어 토론회 참관을 포기하기도 했는데요.

- 공공분야의 경우 어느 분야보다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야 하는데 이제서야 연구소가 문을 연 것도 늦은 감이 드는군요. 토론회에 많은 사람들이 참가한 것은 그만큼 노동계나 학계가 기다려왔다는 뜻이 아닐까요.

불황백태

- 한국은행이 20일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부쩍 높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경제에 시름만 늘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불황형 상품들의 인기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상반기 주류 출하량을 보면 위스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9% 줄고 대신 소주가 5.7% 증가했습니다. 고유가의 영향으로 자동차의 경우 소형차의 출하량이 부쩍 늘었는데요.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4.2%에 불과했던 소형차의 내수 출하량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이 올 상반기 25.1%로 급상승하며 중형차(12.8%)와 대형차(7.7%)의 증가세를 앞질렀다.

- 불황으로 여름 성수기에 타격을 입은 여행업체들은 추석특수에도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휴가 기간 해외여행객이 20% 이상 줄면서 문 닫는 중소여행사가 속출하고 있는데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여행사 빅3 업체들은 올해 추석연휴 해외여행 상품 예약률이 지난해보다 30~50% 이상 떨어져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 할인쿠폰 등으로 고객을 유인하던 온라인쇼핑몰들은 쿠폰을 대신해 현금지급 마케팅을 벌이고 있습니다. 불황에는 ‘현금’이 최고라는 말이죠.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10년 전 가격 그대로’를 앞세워 화장지, 샴푸 등의 가격을 파격할인가에 내놓고 있습니다. 줄어든 장바구니를 잡기 위한 고육지책입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8월 21일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