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으로 가장해 서비스의 질을 평가하는 이른바 '미스테리 쇼퍼'가 확산되면서 이로 인해 불만을 호소하는 서비스노동자들이 늘고 있다.

28일 서비스업계에 따르면 미스테리 쇼퍼는 최근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서비스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비스업계의 암행어사'로 불리는 미스테리 쇼퍼는 전문평가자가 일반 고객인 것처럼 가장해 서비스를 평가하는 것이다. 미스테리 쇼퍼들은 특히 다양한 항목을 평가하기 위해 황당한 사례를 연출하기도 한다.

백화점에서 화장품 판매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수진(32·가명)씨는 최근 미스테리 쇼퍼로 인해 임금이 차감됐다. 박씨가 일하고 있는 백화점에서는 미스테리 쇼퍼를 통해 서비스를 평가한다. 평가에서 마이너스 점수를 받게 되면 임금이 깎인다.

"한 고객이 한창 바쁜 시간에 찾아와서 메이크업을 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제대로 못해줬어요. 그것 때문에 서비스 항목에서 마이너스 점수가 나왔어요. 미스테리 쇼퍼가 현장에서는 스트레스예요."

대구의 한 외식업체 배달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아무개(28)씨도 황당한 경험을 했다. 배달사원은 음식을 배달한 후 고객에게 친절한 미소로 주문한 음식을 전달해야 한다. "길거리로 음식을 갖다달라고 해서 좀 당황한 기색을 보였더니 친절하게 응대하지 못했다고 평가가 나왔어요. 그 이후로는 모든 손님이 미스테리 쇼퍼가 아닌가 긴장하게 돼요."

경기도 이천의 한 외식업체 매니저로 근무하는 김아무개(33)씨도 "매장에 손님이 많이 몰려 배달사원이 주문을 받아 서비스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며 "본사에서 서비스가 좋지 않은 매장으로 낙인찍혔다"고 말했다. 그는 "미스테리 쇼퍼는 항상 긴장할 수 있어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일손이 부족할 때 무조건 친절한 서비스만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님이 밀려 주문을 늦게 받거나 전화를 조금 늦게 받는 것도 감점대상이다. 김두문 서비스연맹 조직국장은 "미스테리 쇼퍼의 일회적인 평가만으로 서비스의 전체 질을 평가하는 것은 객관성이 떨어진다"며 "친절을 규제하고 감시하는 것은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닌 서비스 노동자에게 심적 부담이 될 뿐"이라고 덧붙였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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