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여수 국가산업단지에서 정전사고가 발생해 단지 내 5개 사업장의 공장가동이 중단됐다. 피해규모가 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고는 3일 오후 4시30분께 여수산단의 한화석유화학에서 피뢰기가 폭발하면서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한화석화와 같은 배선을 사용하는 여천NCC·코오롱·대림산업 등 5곳에 전기공급이 끊겨 공장가동이 중단됐다. 사고 이튿날 새벽 한국전력은 한화석화 공장에 전력 공급을 재개했으나 공장 재가동에 일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여천NCC는 피해액이 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천NCC는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업체로 국내 최대 규모다. 이번 사고로 3개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에만 4조5천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여천NCC의 한 관계자는 “파이프에 남아 있는 원재료를 강제로 태워버리면서 이미 170억원의 매출손실이 났다”고 밝혔다. 여천NCC의 에틸렌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하위 공정업체의 생산차질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임영국 화학섬유연맹 정책실장은 “각종 석유화학 제품의 주원료가 되는 에틸렌은 ‘석유화학의 쌀’로 불릴 만큼 중요하다”며 “전력공급이 재개돼도 파이프 안에 있는 연료를 다 걷어내야 하기 때문에 공장 재가동에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화학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 파이프라인에 있는 화학물질이 굳어버려 제품생산이 불가능해진다.

한편 지난 2006년 5월에도 전력공급 차질로 여수산단에서 공장가동이 중단돼, 120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5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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