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농장에서 수십만명의 어린이 노동자들이 위험하고 혹독한 상황 하에서 일하고 있다고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HRW)'가 20일 보고서에서 밝혔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대부분 라틴계인 이들 어린이 노동자가 장기적으로 암이나 뇌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독성 농약과 더위 병의 위협에 노출된 채 종종 하루 12-14시간의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공개했다.

소수계 노동자에 대한 농업부문의 법규가 다른 경제 부문에 비해 덜 엄격하기 때문에 다른 분야보다 더 어린 노동자들이, 더 장시간, 더 위험한 상황에서 일하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연방법에서는 어린이 농장 노동자에 대해 최소 근무연령, 최대 노동시간 같은 규제를 가하고 있지 않으며, 주에서도 18개주가 농장 일에 대해 최소연령을 규정하지 않고 있다. 규정을 갖춘 몇몇 주에서도 최소 연령을 9세 혹은 10세로 낮게 잡고있다.

이 단체의 어린이권리분과 로이스 휘트먼 사무총장은 "농장 일은 미국에서 어린이들이 처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모든 어린이의 건강, 안전,교육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미국의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보고서는 어린이 농장 노동자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청소년 농장 노동자들이 독성 농약에 노출돼 발진, 두통, 현기증, 구토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미국은 어린이 노동에 대한 새 협정을 비준한 첫번째 나라 중 하나로 다른 나라의 열악한 어린이 노동현실을 비판하면서 "(미국) 자신이 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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