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청년층 취업준비생이 청년실업자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현상은 지난 2006년 처음 관찰됐는데, 지난해 들어 그 폭이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상위 30대 그룹의 청년층 고용비중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고용정보원 권혜자 부연구위원은 ‘최근 청년층 취업준비생의 변화와 매출액 상위기업의 일자리 동향’(청년층 일자리 동향)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15~29세 청년층 취업준비생은 41만7천명으로 실업자(32만8천명)보다 8만9천명 많았다. 취업준비생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률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다. 지난 2006년에는 청년층 취업준비생이 실업자보다 4만9천명 많았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를 구성하는 이유 가운데 취업준비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03년 5%였지만 지난해 7.8%로 2.8%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쉬었다’는 응답자 비율은 2005년 5.5%를 기록한 뒤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 4.6%로 떨어졌고 육아·가사 비율도 2003년 14.4%에서 지난해 9.4%로 급감했다.

취업준비생이 늘어나고 있지만 기업들의 채용규모는 증가하지 않고 있다. 이른바 '양질의 일자리'라고 불리는 대기업 고용은 몇 년 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매출액 상위 30대 기업의 청년고용은 2005년에 전년 대비 11%포인트 줄어든 뒤 2006년과 지난해 각각 11.3%포인트, 12.4%포인트 감소했다.

권 부연구위원은 “청년층 취업준비생의 증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양질의 일자리에 진입하기 위해 사실상 실업상태를 선택한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그는 “노동시장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나 고용안정성 격차가 심화됐기 때문”이라며 “취업준비생의 상당수가 대기업과 공기업에 진입하기 위해 취업 재수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따라 권 부연구위원은 “앞으로 청년층 고용정책의 방향은 당장 구직을 하고 있는 청년 실업자만이 아니라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하는 청년층 취업준비생까지 정책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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