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노동연구원과 함께 지역 고용정책과 관련한 국제 세미나를 연다.

오는 1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세미나에는 지역 고용문제와 경제개발을 연계해 연구하는 OECD 조직인 ‘지역경제고용개발(LEED)’ 책임자와 전문가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LEED에는 현재 27개 국가와 4개 국제기구가 참여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올해 1월 다시 가입했다. 이번 세미나를 위해 실뱅 지게르(Sylvain Giguère) LEED 부대표도 방한했다.

노동부는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 정책추진을 위해 외국의 선진 사례를 학습할 수 있는 기회”라며 “세미나를 통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고용과 능력개발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이어 “2003년부터 지역고용개발관련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중앙과 지방차원에서 종합적·전략적인 정책추진 체계가 미흡하다”며 앞서 지역고용정책을 실시한 덴마크와 뉴질랜드 등 주요국가들의 발제를 공개했다.

덴마크 “중앙 권한 대대적 지방이양”

덴마크 씨일랜드·코펜하겐 고용지역국장을 맡고 있는 얀 헨델리오비츠(Jan Hendeliowitz) LEED 부의장은 “최근 몇 년 간 덴마크가 고성장과 고용 증가, 실업률 급감을 보이고 있다”며 “성과의 바탕에는 ‘유연안정성(flexicurity) 모델’이 작동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연안정성을 직업 이동성으로 대변되는 유연성과 높은 사회보장제도,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덴마크 고용체계는 지난해 대대적인 구조개혁을 겪었다. 개혁 목적에 대해 그는 “덴마크의 복지수준을 강화하고 보다 개선하는 수단으로서 분권화된 공공 부문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구조조정에 따라 271개 지자체가 98개로 줄고 14개 군에서 5개 행정지역으로 바뀌었다. 지자체 권한은 강화돼 “거의 대부분의 공공서비스를 담당한다”고 했다.

5개 행정지역과 별도로 4개 고용지역을 둔 것도 특이하다. 그는 “노동시장 정책의 초점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4개의 고용 지역과 함께 4개의 지역고용위원회가 생겼고 지역고용위원회는 고용센터를 감독한다. 또 위원회는 지역 노동시장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한다.

뉴질랜드 “고용과 능력개발, 경제개발 통합‘

뉴질랜드 노동부 공무원인 폴 바커(Paul Barker)씨는 “노동시장이 고임금·고성장 경제로 변모하는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99년 이후부터 고용지원과 경제개발, 교육·훈련 분야에 대한 효율적 연계를 위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개혁의 초점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뉴질랜드 지역 노동시장정책을 “강력한 중앙정부 리더십과 지방의 빠른 대응능력이 균형을 이루며 서로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정부와 비정부 기구 간 협력, 다양하게 존재하는 중개기관, 사회개발부로 통합 운영되는 정부 공공서비스를 지역 고용정책 성공 요인으로 들었다. 경제개발과 사회개발에 동시 대응하고 이를 위해 각 부처간 연계가 원활하다는 점도 함께 얘기했다.

미국 “인력투자위원회 설치”

미국 업존(Upjohn)고용연구소에서 일하는 랜달 에버츠(Randall W. Eberts)씨는 인력투자위원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인력투자위원회는 구직자와 사업체에 인력개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했다. 지난 98년 설립된 인력투자위원회는 현재 600곳 이상에서 설치돼 3천400여개 사무소를 보유하며 망을 형성하고 있다.

그는 “인력자원 개발노력을 통합해 고객들이 요구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노동시장정책과 경제개발을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비에르 그레프(Xavier Greffe) 프랑스 파리 I대학 교수는 250만명에 달하는 실업문제의 진원지가 기술 수급의 불균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고용과 직업훈련 정책의 강력한 탈집중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실업문제에 대한 해결책 역시 자연스레 지역적 차원에서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정책도 중앙정부의 주도적 역할에서 분산시켜 민간주체들의 활동을 드러내주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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