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전국 영업점 간판에 지점 이름이 부활했다. 은행과 금융노조 SC제일은행지부는 지난달 13일 영업점명 명시에 합의한 바 있다. 지부는 그동안 은행측에 고객과 직원들이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지점명을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17일 은행에 따르면 현재까지 52% 정도가 지점명을 명시한 간판으로 교체했다. 은행은 이달 말까지 간판교체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 15일에는 명동역 지점에서 데이비드 에드워즈 행장이 참석한 가운데 현판식을 열기도 했다.

영업점명 부활은 스탠다드차타드그룹(SCB)이 제일은행을 인수한 지난 2005년 이후 2년만이다. 모기업인 SCB 규정상 지점명을 표기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이에 따라 SCB는 제일은행을 인수한 후 지점명을 삭제하고 영업점의 경우 모두 ‘SC제일은행’이라는 똑같은 간판을 달았다.

그룹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예외사례까지 만들어가며 지점명을 표기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 SCB가 한국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에드워즈 은행장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다소 어긋난다 해도 그것이 SC제일은행의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일이라면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 토착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부도 “은행측이 국내 경영환경을 감안할 때 지부의 요구가 타당하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며 “은행의 인식전환을 보여준 첫 사례로 토착경영 실현을 위한 긍정적 지표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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