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과학부를 통합해 출범하는 교육과학부의 초대 장관으로 내정된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에 대해 전교조가 반대입장을 밝혔다. “학문연구를 기업에 종속시킨 인물”이라는 평과 함께 이건희 삼성 회장의 명예 박사학위 수여식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제자들을 출교조치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최근 ‘제자를 사랑하는 국민의 스승을 바란다’는 논평을 통해 초대 교육과학부 장관에 내정된 어윤대 전 고려대학교 총장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어윤대 내정자가 고려대 총장 재직 때 고교 등급제와 관련해 교육부의 행정제재를 받은 경험이 있다”며 “이후에도 고교등급제와 본고사 실시, 기여입학제 허용을 공공연히 발언했다”고 지적했다. 대입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교육양극화를 부채질하는 데 앞장섰다는 것이다.

특히 전교조는 “어 전 총장은 기업들로부터 받은 기부금 대가로 경영대 건물에 ‘이명박 라운지’, ‘이학수 강의실’ 등을 만들었다”며 “고려대와 기업의 유착관계, 학문연구를 기업에 종속시킨 대표적인 사례”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2006년 고려대 교수들은 문과대 설립 60주년을 맞아 “대학의 상업화로 연구활동과 교육행위마저 단지 계량적 평가, 상업적 생산물로 변질되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승환 교수(철학과)는 선언 뒤 열린 강연에서 “경제적 자유주의자들이 대학 총장에 출마해 학문의 전당을 시장판으로 만들어 버린다”고 어 전 총장에게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전교조는 “결국 어윤대 전 총장은 총장연임에 도전했다가 교수들의 1차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고 탈락했다”며 “학문을 기업이윤에 종속시키고 대학을 기업처럼 경영하려는 그의 정책이 심판을 받은 셈”이라고 풀이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고려대 명예철학박사 학위 수여에 반대했다가 학생들이 출교조치된 것도 어윤대 내정자가 고려대 총장 시절에 했던 행위라고 전교조는 밝혔다.

전교조는 “어 내정자는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하다”며 “교육부 수장으로서 자격에 심각한 의문이 있는만큼 청문회에서 정밀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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