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노조들의 퇴직연금 도입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노사가 희망자에 한해 퇴직연금을 도입하기로 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노사도 최근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굿모닝신한증권 노사는 최근 희망자에 한해 퇴직연금을 도입키로 했다. 올해 입사자부터 자동으로 퇴직연금에 가입된다. 노사는 증권노조가 산별퇴직연금을 도입할 경우 노사합의로 가입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 노사도 퇴직연금을 조만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대투증권 등 대부분 증권사들도 도입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노조들이 퇴직연금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증권업계 전반에 단기성과보상시스템이 확대돼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노조 관계자는 “이제 중간정산으로 인해 퇴직금이 더 이상 노후대비책이 되지 못한다”며 “장기보상시스템마련이 시급해 퇴직연금제로 전환하게 됐다”고 말했다.

증권사가 퇴직연금 운영주체라는 점도 도입을 부추기고 있다. 증권사들은 퇴직연금운영 주체로 선정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자사의 퇴직연금을 관리할 수 없기 때문에 서로 교환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A증권사가 B증권사의 퇴직연금 운영을 맡는 대신, B증권사가 A증권사의 퇴직연금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를 물물교환이라는 의미의 '바터(Barter)'라고 부른다. 자칫 노조 간 갈등과 공정경쟁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퇴직연금 도입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상급단체인 사무금융연맹은 산별퇴직연금을 대안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재 노동부로부터 용역을 받아 연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진창환 한신대 교수는 “민주노총이 퇴직연금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다”며 “비정규직이나 중소사업장 노동자들을 위해서라도 퇴직연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대만 하지 말고 법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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