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학섬유연맹(위원장 이상진)이 수개월째 내홍을 앓고 있다. 연맹 내 산별 전환 사업장과 미전환 사업장 간의 반목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것이다.

27일 화섬연맹에 따르면 최근 연맹으로 2장의 공문이 도착했다. '단위노조 대표자 일동' 명의의 이 공문은 산별 미전환 사업장 노조 대표들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문의 주요 내용은 크게 세 가지. △연맹 내 화학섬유노조는 2007년 중앙위원회 결정에 따라 오는 2월까지 금속노조 가입을 완료하고, (금속노조에)한꺼번에 가입하기 어려우면 순차적으로 할 것 △화섬노조는 하나의 단위노조이므로 중앙위원과 대의원 수를 줄일 것 △연맹 위상강화에 매진하는 차원에서 산별노조에 대한 인력과 교부금 지원을 줄이고, 연맹 내 소규모 지역본부를 통합·축소해 재정과 지도집행력을 강화할 것 등이다.

지난해 9월 열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산별 전환을 위한 연맹 해산' 안건이 부결되면서 본격화된 내분이 넉달이 지난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당시 대의원대회에서 해당 안건이 부결된 후 연맹은 위원장 등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혼란의 시기를 겪었다. 이후 보궐선거를 거쳐 현재의 지도부가 새로 선출됐으나, '산별'을 둘러싼 내부 갈등은 더욱 혼탁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이번에 연맹으로 공문을 보낸 노조 대표자들은 사실상 화섬연맹과 화섬노조의 분리 운영을 요구하고 있어, 연맹 지도부들은 이같은 갈등 양상을 봉합하기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내분이 가라앉지 않을 경우, '초미니 연맹'이라는 낯뜨거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화섬연맹의 조합원 수는 약 2만3천여명. 이중 화섬노조 소속 조합원은 약 7천여명이며, 금속노조 가입을 앞둔 금호타이어노조의 조합원 수가 4천여명이다. 화섬노조와 금호타이어노조 조합원을 빼면, 산별 미전환 사업장의 총 조합원 수는 최대로 잡아도 1만2천여명에 불과하다. "조직력을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소모적인 갈등이 길어지고 있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이상진 연맹 위원장은 "수년째 산별사업에 매달린 결과 화섬노조가 만들어 졌는데, 지금 와서 그동안의 성과를 부정하고 '딴 살림 차려서 나가라'는 식의 비판은 문제가 있다"며 "산별노조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단위노조 대표자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갈등의 폭을 줄여나가는데 주력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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