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근무와 건강 간의 상관성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좋은 교대제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러나 병원처럼 24시간 365일 불이 켜진 사업장에서 교대근무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그렇다면 병원에서 ‘덜 나쁜 교대근무’의 형태는 어떤 것이 있을까?

25일 보건의료노조는 ‘교대제 개선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와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공동으로 작성한 ‘병원 사업장의 교대근무 개선 방향 연구보고서’를 놓고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 5일제가 도입된 2004년 이후 병원 노동자의 근무시간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병원노동자의 평균 노동시간을 보면 2003년 47.72시간에서 주 5일제가 적용된 2004년 45.13시간으로 줄었으나 2005년 45.21시간 2006년 45.38시간으로 오히려 노동시간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3교대제가 적용되는 간호사들의 노동시간 상승폭이 크다.

병원사업장은 일반적으로 3조3교대 형태이지만 교대 근무자가 고정적이지 않다는 측면에 차이가 있다. 보고서는 “병원의 3조3교대제는 전형적인 4조3교대제에 비해 휴무일수가 많고 교대근무제 투입율(하루 중 근무투입인원과 총 근무인원의 비율)도 68%로 4조3교대(75%)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특히 밤근무 입원투입비율이 28%로 전형적인 형태보다 약 6%가 낮다”고 밝혔다.

병원 경영진 입장에서는 근무시간대별 최소필요인원을 투입하여 전체적으로는 최소인력으로 운영하는 효과를 얻게 되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교대가 불규칙하기 때문에 생체주기가 교란되고, 육체적 부담이 커지는 악영향이 있다. 보고서는 병원노동자의 총 노동시간을 줄이고, 규칙적인 교대제로의 개선이 요구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안으로 주간연속 2교대제와 7조3교대제를 제시됐다. 보고서는 밤근무를 고정으로 하는 근무조를 편성하고 주간연속 3조2교대제를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야간근무의 폐해가 그대로 유진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실제로 한양대의료원에서 지난 2004년 노사합의로 야간전담제를 도입, 3일 근무 3일 연속휴무 형태로 운영한 바 있다. 초기에는 호응이 높았으나 야간근무 부담으로 인해 현재는 아무도 신청하는 사람이 없어 사문화됐다. 보고서는 고정야간근무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차선책으로 제시된 7조3교대제의 경우 근무인원을 7개조로 나눠서 2개조가 낮근무, 2개조가 저녁근무, 1개조가 밤근무, 나머지 2개조는 휴무에 배치되는 형태이다. 통상근무자와 동일한 근무시간이라는 점에서 사용자의 실현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장점이 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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