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춘 차기 한국노총 위원장 후보는 24일 서울본부 유세에서 "협상의 묘미를 살리는 노동운동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투쟁을 하게 되는 상황에선 한 번의 투쟁으로 정부에 치명타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석춘-백헌기 차기 집행부의 지역유세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29일 치러지는 선거인 대회를 앞두고 25일 제주지역을 순회하면 16개 한국노총 지역시도본부의 유세일정은 마무리된다. 규약상에 7개 권역만을 대상으로 선거유세를 할 수 있도록 돼있다. 차기 후보조가 선관위와 협의를 거쳐 유세지역을 확대한 것이다. 선거구도가 단독후보로 정리되면서 선거 흥행이 문제됐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지역 유세에 350명이 넘는 선거인이 참석해 서울본부 회의실을 가득 메웠다. 서울지역 1천99명의 선거인 중 30% 정도가 참여한 것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서울지역은 금융과 공공연맹 소속 선거인이 많기 때문에 이들 대부분은 현장에서 업무를 보느라 참석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은 서울로 돼있지만 금융과 공공의 경우 지역에서 일하는 조합원도 많다고 덧붙였다.

장석춘 위원장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강한 한국노총'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그는 "대중의 지지를 받는 조직으로 거듭나는 강한 노총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 노총을 위해 그가 꺼내든 카드는 '현장조직강화특별위원회'이다. 이 특위를 통해 비정규직 조직화에 전면적으로 앞장서면서 100만 노총 시대를 다시 탈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정책연대를 중심으로 국가정책결정 과정에 개입해 주택·의료·교육 등 사회근본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 공공성 확보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법개정 관련해서는 비정규직법 재개정을 통한 사용사유제한 도입, 전임자 임금지급 노사 자율화,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폐지 등을 임기 초에 매듭짓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산별노조의 법제화와 함께 "산별노조로서 제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부분별 통합을 통해 대산별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 후보는 특히 "중앙연구원과 교육원을 통합한 코리아레이버아카데미(KLA)를 선설해 흩어져있는 역량을 결집하고, 그런 힘을 바탕으로 현장 활동가 양성과 적재적소 배치로 '현장 속의 한국노총'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지역 역량을 강화하는 문제는 지역 고용거버넌스 건설로 구체화시키고 노사발전재단을 활용해 지역 조직활동가와 고용전문가를 전진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사회적 합의기구 확대강화 △노사발전재단 조기정착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요구 △결식아동·소년소녀가장·독거노인 들에 대한 1노조 1책임 지원활동 등을 공약했다. 장 후보는 "공약한 내용은 책임지는 자세로 반드시 지킬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 조직적으로 혼란스러운 현재의 상황을 안정시켜 통합시켜 내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회에 참석한 선거인들은 공기업 민영화와 부당해고 문제에 대한 차기 집행부의 입장을 물었다. 이에 후보들은 "일방적 추진을 않겠다는 이 당선자의 약속도 있는 만큼 정책연대 합의정신을 바탕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강동수 한전산업개발 수석 부위원장은 "29일 투표에 꼭 참석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차기 집행부에 대한 요구사항으로 "정당한 노조활동을 하다 해고된 사람들의 원직복직과 부당해고를 한 사용자에 대한 법적인 처벌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장 후보는 "법을 교묘히 악용하는 악덕 기업주의 문제는 사회도덕적으로 기업이 책임질 수 있도록 강도 높은 법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장 후보는 끝으로 "지역을 순회하면서 조합원의 열기와 기대에 감명을 받고 있다"며 "90%가 넘는 선거인의 참여로 선거인단 대회를 축제의 장으로 이어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 총장 후보도 "최초로 도입된 선거인단 대회에 많은 선거인이 참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현장 순회를 통해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1월 25일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