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사무총국은 최근 정책연대 관련 후속조치와 사무총국 체질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오는 29일 차기 집행부 선출과 관련해 선거지원과 인수인계를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집행부가 현 집행부의 운동노선을 유지발전 시키겠다고 공약한 만큼 동요 없이 맡겨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영원한 노총맨으로 불리는 노진귀(56) 사무처장은 인수인계과정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며 전체 업무를 조율하고 있다. 노 처장은 "3월부터 차기 지도부가 공식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공백 없이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사무총국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국노총 최초로 선거인단 방식으로 치러지면서 과반수 성원이 가능할지가 선거의 쟁점이 되고 있는데.


"처음 해보는 것이니 우려도 있지만 2천788명 선거인단의 과반수 성원 돌파가 어렵다는 견해는 기우일 것으로 본다. 지금 후보들이 각 지역과 산별을 뛰면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노총 중앙도 선거관리위원회 지원업무를 하면서 참석을 독려하고,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노총 간부들의 특징은 선거와 같은 큰 사안이 있을 때 참여하고 협조한다. 선거인단 대회는 조직의 혁신차원에서 고민됐던 만큼 이번 선거가 잘 끝나야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다."

- 단일후보가 되다보니 선거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아무래도 경선할 때보다는 관심이 떨어지긴 하겠지만 대신 단일화의 의미가 있다. 조직이 통합을 해서 함께 가자는 의미가 들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 조직별로 고른 지지와 협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

- 23일 이명박 당선자가 한국노총을 찾는다. 정책연대 후속조치들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부분은 구체적인 정책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조에 있다. 현재까지 성장일변도 정책이 제시되고 있는데 그런 기조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결국 경제성장이라는 것도 노사관계가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고, 차기 정부도 이런 부분에 공감할 것이다. 그런 공통분모 속에서 균형적인 정책기조를 갖도록 요구를 하겠다. 정책기조에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세부적인 정책들은 협약이 이미 만들어졌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또 다른 사안은 노동정책을 만드는 인수위 논의과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과 정책협약 이행을 위한 논의 체계를 확고히 해야 하는 것들이다. 기구를 만드는 것보다 얼마나 비중있는 협의체를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무게를 실어주는 당선자의 약속이 중요하다."

- 사무총국 운영개선방안이 한창 논의되고 있는데.

"이번에는 과거와 달리 책임성을 갖기 위해 공식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여러 절차를 거쳐 사무총국 전체회의에서 나온 인사와 직제·근로조건·규율·조직문화·의사소통의 문제 등을 다시 상집으로 피드백해서 최종 결론이 나도록 했다. 운영개선회의도 정례화하기로 했다. 또 공식적인 회의가 아니더라도 의사소통을 활성화 할 수 있는 타운미팅·호프미팅·캔미팅 등 오프라인상의 자유로운 만남을 고민하고 있다. 지금 이용자수도 적고 사무적으로만 이용되는 사내 메신저를 앞으로 운동적인 관계, 인간적인 관계로 전환하는 온라인방식의 결합도 고민하고 있다. 사무총국뿐만 아니라 산별-지역본부-지역지부별 상근자와의 소통구조도 개선하면서 궁극적으로 단사차원까지 연결돼야 한다. 총파업시기와 같이 큰 것으로 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로부터 출발하는 미시적 접근도 대단히 중요하다."

- 사무총국 활성화를 위한 복안이 있다면.

"노동운동은 어떻게 보면 경쟁체제 밖에 있기 때문에 변화에 둔감한 측면이 있다. 한국노총은 100명이 넘는 중소기업인데도 기업처럼 인사부서가 없다. 교육도 예전 방식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소통과 교육의 문제 등 사무총국의 개선을 상시적으로 담당하는 부서 및 담당자가 배치돼야 한다. 또한 올해 사업목표를 수립할 때는 꼭 기업의 사업목표관리제 방식은 아니더라도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기업처럼 성과와 연계하기는 어렵지만 목표 수립과 성과와의 괴리에 대한 분석과 평가 노력이 사무총국의 체질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 차기 집행부에서도 사무처장직을 계속 맡게 되나.

"노동조합에서만 27년을 넘게 바쳤다. 사무처장 자리도 중요하지만 제가 선호하는 것은 연구원이다. 연구원으로서 마무리를 하고 싶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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