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외환위기를 전후로 악화된 우리나라의 '고용의 질'이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90년대 후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과의 격차도 상당히 큰 것으로 분석됐다.

LG경제연구원은 13일 '고용의 질, 아직 갈 길 멀다'라는 보고서에서 90년부터 2006년까지 고용안정성·안전성·근로환경·전문성·소득분배·기회의 평등 등 6개 범주로 고용의 질을 분석하고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고용의 질은 90년대 중반까지 상승 추세였지만,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대규모 정리해고와 감원 여파로 급격히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임시·일용직 등 비정규직의 증가로 고용의 질이 90년대 초반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고, 경제회복 과정에서도 90년대 후반 수준 이상으로는 개선되지 않았다. 구성 요소별로 보면 90년에서 2006년까지 소득분배는 계속 악화됐지만 안전성, 기회의 평등, 전문성, 근로환경은 지속적으로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고용안정성의 경우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무렵 크게 악화됐다가 2006년에 다소 개선됐지만 90년 수준과는 아직 큰 격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고용의 질은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기준 우리나라의 여성고용률은 52.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58.7%)에도 미치지 못했다. 근로환경에서는 우리나라 노동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4.2시간으로 OECD 국가 평균인 33.4시간보다 훨씬 길었고, 독일(27.5시간), 프랑스(30시간) 등 선진국은 물론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낮은 체코(38.8시간), 멕시코(36.1시간) 보다도 많았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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