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 세대를 넓혀 '삼태백'이 됐고, 20대 노동자 중 95%가 평균적으로 임금 88만원을 받는 비정규직으로 편입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은 '88만원 세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청년 취업난이 장기화화면서, 지난해에도 실업난과 고용불안을 반영한 각종 신조어들이 생겨났다. 취업전문업체 커리어가 13일 세태를 반영한 신조어들을 정리해 발표했다.

◇취업시장=지난해에도 식을 줄 몰랐던 공기업과 공무원에 대한 인기를 반영, 고시족과 공시족을 합친 '고공족(考公族)'이라는 말도 새롭게 등장했다. 고시건 공무원이건 일단 붙고 보자는 절박감이 반영된 말이다.

인터넷으로 입사서류를 접수하는 기업이 늘면서 '서버전형'의 중요성도 커졌다. 대입 못지않은 치열한 눈치작전으로 서류마감 시한 직전에 많게는 1만~2만명의 지원자가 몰려 해당기업의 인터넷 서버가 다운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생겨난 신조어다.

취업이 된 후에도 습관적으로 구직활동을 계속하는 증상인 '구직 중독증', 재취업 혹은 재취학을 위해 몰래 공부하는 '도둑공부', 어학연수나 유학을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는 '영어 난민'도 등장했다.

◇대학가=취업난은 대학가의 풍토를 바꿔놓았다. 대학생들은 쉬는 것을 두려워하는 '공휴족(?休族)'이 되는가하면, 학점을 따기 쉬운 다른 대학에서 수업을 듣거나 취업시 이력에 도움이 되는 해외대학에서 수업을 듣는 '학점쇼핑족'되기도 했다. 장기간 미취업한 졸업생은 '장미족'으로 불렸고, '캠퍼스 커플을 갈라놓는 사람'을 뜻하는 'CCC(Campus Couple Cutter)'는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 스터디그룹 안에서 걸림돌을 제거한다는 뜻으로 의미가 변했다.

◇취업 후=취업에 성공했더라도 직장인들은 '술독'보다 더 독한 '야근독(?勤毒)'을 버텨내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회자됐던 '조기(조기 퇴직)', '명태(명예 퇴직)', '황태(황당하게 퇴직)' 등 생선 시리즈는 '동태족(한겨울에 명퇴한 사람)', '알밴 명태족(퇴직금을 두둑히 받은 명퇴자)', '생태족(해고 대신 타부서로 전출 당한 사람)' 등으로 확산됐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1월 14일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