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부산공장이 브라운관공정 폐쇄과정에서 하청업체 폐업과 정리해고로 인해 하청노동자(비정규직)들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인 브라운관공정의 그린전자 소속 노동자 7명에 대해 '회사 출입금지'를 지난 4일 통보했다. 사실상 정리해고를 단행한 셈이다. 이들은 그린전자와 6개월 단위로 계약을 맺어왔다. 다음달 15일까지가 계약기간이다. 해고노동자들은 지난달 25일부터 브라운관 공정 폐쇄 이후의 고용보장을 요구했고, 회사측은 지난 4일 이후 이들의 회사 출입은 물론 통근버스 이용조차 금지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초 폐업으로 일자리를 잃은 하이비트 소속 노동자들의 원직복직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김영균 금속노조 울산지부 부지부장은 "기존에는 업체 폐업을 통해 정리해고를 실시했는데, 삼성SDI는 그린전자 사례에서 나타나듯이 공정폐쇄를 통해 노골적으로 하청노동자들을 구조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속노조 울산지부는 지난달 초 "삼성SDI가 2005년 이후 23개 사내기업 1천239명 가운데 11개 기업 708명을 해고했고, 17개 사내하청업체 2천398명 가운데 11개 업체 2천98명을 폐업을 통해 집단 해고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규직은 1억8천만원 지급=삼성SDI 부산공장의 구조조정은 브라운관에서 PDP로 주력품목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삼성SDI는 2005년과 2006년 각각 2공장과 1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남아 있던 2개 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삼성SDI는 지난달 12일 마지막 2개 라인 폐쇄에 따른 정규직 1천50명의 인력재배치 문제를 매듭지었다. 삼성SDI 부산공장노사협의회는 사내 재배치(300명), 관계사 전출(450명), 중공업 협력사 및 인근 중견기업(150명), 창업지원(150명) 등으로 구조조정키로 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관계사로 전출되는 직원에 대해서는 브라운관 사업 종료에 따른 위로금(1천만원)을 지급하고 3년 동안 고용을 보장키로 했다. 삼성SDI에서의 직급과 근속도 유지된다. 또 퇴직을 희망(신청기간 12월17일~1월5일)하는 직원에게는 기존의 희망퇴직금 외에 특별위로금을 추가로 지급키로 했다. 희망퇴직금은 60개월치의 상여금을 기준으로 설정했다. 38세 이상으로 근속연수가 10년이 넘은 정규직이 대상이다.

이 기준에 따라 가장 높은 G5등급에게는 1억1천만원의 희망퇴직금과 특별위로금 6천500만원 등 1억8천만원이 지급되고, 중간등급(G4)은 1억7천만원(희망퇴직금 1억1천만원+특별위로금 6천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가장 낮은 등급인 G3등급에게도 1억5천만원(희망퇴직금 9천만원+특별위로금 6천만원)이 지급된다.

이와 함께 희망퇴직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은 정규직에게는 최고 2천900만원의 생활안정 지원금과 특별위로금 2천10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금속노조에는 1억원 손배소=반면 삼성SDI 부산공장은 금속노조 울산지부 노조간부와 조합원 20명을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최근 울산지방법원에 냈다. 삼성SDI는 울산지부가 지난달 7일 회사 정문 앞에서 삼성SDI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집회를 갖는 과정에서 회사 기물을 파손하고 폭력을 휘둘러 1억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또 강태희 울산지부장 등 노조간부 3명을 집회 주도혐의로 고소했고, 노조간부 등 9명에 대해서는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 울산지부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삼성SDI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연대투쟁하고 있는 금속노조에 족쇄를 채우겠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지부는 오는 10일 삼성SDI의 손배가압류와 그린전자 정리해고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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