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하고 비정규직으로 의자하나 없는 곳에서 12시간 맞교대를 했습니다. 특근을 하루 빠지면 1주일 동안 청소를 시켰어요. 껌 떼고 기름 닦으면서도 최고의 회사를 다닌다는 자부심 갖고 살았습니다. 만약에 노조가 있었으면 비정규직이라고 물량 줄었다며 사장이 사직서 쓰라고 할수도 없었을 거고 19살 노동자라고 청소까지 시키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지난 7일 민주노총이 서울 태평로 삼성그룹 본사 앞에서 연 2차 결의대회에서 최세진 하이비트 해고자 대표가 한숨을 쏟아냈다. 삼성SDI 협력회사인 하이비트에서 해고돼 200일 동안 집회를 열었고 7일 현재 상경해 농성을 벌인지 22일째라고 했다. 최 대표는 “삼성에서 우리가 얼마나 꼴 보기 싫은지 별별건으로 다 고소고발했다”며 “3천억원 넘는 비자금으로 ‘행복의 눈물’ 보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을 사람들이 벌을 받아야지, 왜 우리가 심판대에 오르냐”고 한탄했다. 그는 “반드시 삼성본관 앞에 민주노총 삼성노조 깃발이 휘날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삼성SDI를 비롯한 삼성그룹의 구조조정이 최근 진행되고 그만큼 해고자 복직 투쟁 등 삼성의 무노조 경영과 노동탄압은 심해지고 있다”며 “구조조정 중단 등 삼성에 대한 투쟁을 계속 벌이겠다”고 밝혔다. 특검과 관련해서도 민주노총은 “국회에서 삼성특검법이 통과돼 삼성에 대한 수사가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특검이 본격 시작되는 시기까지 남은 시간을 증거 인멸하는데 쓸 가능성이 있다”며 “노동자들이 나서 삼성 수사의 고삐를 당기자”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당장 7일 산별대표자회의를 열고 오는 8일과 15일 저녁에 종각역 삼성타워 앞 광장에서 ‘이건희 불법규명 촛불문화제’를 여는 등 삼성에 대한 압박을 계속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 민주노총은 ‘삼성비리공화국’이라는 현판식을 거행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노동자들이 삼성 본관 건물에 계란을 던지고 여기에 경비직원이 소화액을 뿌리는 등 한 때 충돌했지만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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