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되기라도 하면 어떻게 되나 걱정입니다만, 뾰족한 방법이 없네요."

금속노조가 이동우 기아자동차비정규직지회 부지회장의 장기 단식농성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14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이 부지회장은 지난달 16일부터 금속노조 사무실 앞에서 단식 중이다. 이날로 30일째다. 그렇지만 이 부지회장은 단식농성을 멈출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금속노조 주변에서는 자칫 불의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부지회장은 기아차 정규직지부와 비정규직지회의 조직통합이 무산된 이후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기아차지부가 개별적으로 가입한 비정규직들에게 대의원 선거권을 부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회 소속 조합원들이 개별적으로 지부에 가입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지회조직이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근 금속노조 차원에서 단식농성 해결을 시도하기도 했다. 금속노조는 지난 7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기아차지부에 권고안을 제시했다. 지난달 9일 조직통합 무산 이후 지회에서 지부로 직가입한 조합원을 지회로 되돌려 보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금속노조는 이 부지회장에게도 단식중단을 권고했다. 9일 중앙위원회에서도 권고사항을 거듭 확인했다.

하지만 이 부지회장의 의지가 강경하다. 그는 "당초 단식농성의 목적이 일부 조합원의 복귀수준이 아니었다"며 "금속노조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식농성이 장기화하면서 금속노조의 내부 조정능력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부지회장 단식농성을 비롯한 대응방식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금속노조에는 전국 230개 사업장에서 15만명이 가입해 있다. 금속노조가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 지 주목된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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