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아파트 청약이 저조했던 원인은 무엇보다도 가격 때문이다. ‘반값’이 아니라 터무니없이 비쌌기 때문에 청약을 포기했고, 이것은 정부의 시범사업이 반값아파트 본래 취지를 왜곡했기 때문이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이 정부의 반값아파트가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짚었다. 심 의원은 결론적으로 “환매조건부와 대지임대부 제도 자체가 애당초 불가능한 것처럼 몰고 가는 것은 고분양가로 이익을 보는 건설재벌과 건교부의 논리일 뿐”이라며 “반값아파트 논란을 정쟁으로 몰고 갈 것이 아니라 고분양가 거품을 빼고 분양가격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건축비와 땅값에 낀 거품과 기존 고분양가 책정방식을 고수한 것을 비싼 가격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먼저 심 의원은 정부가 반값아파트 건축비를 3.3㎡당 450만원 수준으로 책정해 건설현장에서 통용되는 350만원보다 100만원 넘게 비싸게 책정했다 점을 지적했다. 이 때문에 주변시세와 차이가 없고, 다른 아파트에 없는 제약조건까지 걸려 있어 살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대지임대부의 땅값을 일반아파트와 같이 조성원가의 110%로 책정한 후 3.96%의 이자율을 적용했기 때문에 목돈 대신 이자와 임대료를 내는 것일 뿐 기존 아파트 분양가와 실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땅값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간선시설 설치비용까지 땅값에 포함시키는 등 정부가 땅값을 낮추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분양원가를 공개하지 않아 주택공사가 분양원가를 부풀렸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심 의원은 “분양원가를 상세하게 공개하지 않고 후분양제도 도입하지 않고서는 반값은 고사하고 고분양가 행진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0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