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사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5월 시작된 단체교섭이 31차에 달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국 오는 10일 아침 7시를 기점으로 파업이 예고됐다. 지난 5일 마무리된 서울대병원분회의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83.2%의 조합원이 파업에 동의했다. 8일 오후 6시 현재 공공노조가 서울대병원장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면담결과에 따라 파업 돌입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쟁점은 세 가지다. 먼저 공공노조 서울대병원분회는 지난 2006년에 비정규직 관련 합의 사항을 이행할 것과 1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06년에 서울대병원 노사는 239명의 비정규직을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하기로 합의했었다. 분회는 “병원이 정규직 전환을 이사회에 안건조차 상정하지 않아 지금까지 단 1명도 정규직 발령을 내지 않고 있다”며 “거기에다 2년이 안된 비정규직노동자들을 계약해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강남건강증진센터의 경우 220명 중 150명을 연봉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사무기술직비정규직은 2001년 폐기키로 했던 6급을 부활해 별도직군을 만들려 한다”고 비난했다.

연봉제와 통합물류시스템 도입 등 구조조정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분회는 엘리오&컴퍼니라는 구조조정 전문회사 철수를 요구했다. 분회는 “병원이 대구 파티마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서 다면평가를 주도했던 병원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엘리오&컴퍼니와 계약을 맺고 경영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 회사는 서울시 인력감축 계획에도 개입하는 등 팀제와 연봉제, 성과급제 도입으로 노조를 무력화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분회는 인력충원, 2인 병실 요금 인하와 보험적용 병실 확대, 선택진료제 폐지 등 의료공공성과 관련된 요구안도 함께 내걸었다. 분회는 “입사 후 과중한 업무로 경력이 2년 미만이 간호사들이 많다”며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력이 반드시 충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회는 선택진료 제도에 대해 “환자 진료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의사들에게는 과잉진료를 부추기는 부도덕한 제도”라며 폐지를 요구하고 “병원이 다인실 병상 축소로 비싼 병실료를 챙기는 돈벌이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0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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