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부터 임금협상에 난항을 빚어온 적십자노사가 비정규직 400여명을 정규직화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 대상자의 연령을 제한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1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적십자 노사는 지난달 28일 올해 임금을 동결하되 내년부터는 산별교섭에서 국·공립병원 임금교섭 타결수준을 수용한다는 내용의 잠정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적십자사는 오랜 누적적자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산별교섭에서 임금합의안을 수용하지 않아왔다. 이에 보건의료노조 적십자사본부지부(의장 백정호)는 올해 임금 동결을 통해 내년부터 산별교섭 합의안 적용한다는 합의를 이끌어낸 것.

이와 함께 적십자사 노사는 별도협약을 통해 2년 이상 직접고용 비정규직을 오는 2009년까지 3차례에 거쳐 단계별로 심사제도를 통해 정규직화하기로 합의했다. 적십자사본부지부는 이를 통해 400여명의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 혜택을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규직 전환 시 간호직종·보건직종은 7급, 그 외 기술직 등 직종은 고용원으로 별도 직급을 한시적으로 적용키로 했다. 더구나 2년 이상을 근무했더라도 40세 이상자의 경우 정규직이 아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처우수준도 정규직 전환자 초호봉 기준 85%로 차별을 명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40세 이상 비정규직은 60여명으로 대부분 6~7년 이상 장기근속 해온 비정규직이다.

적십자본부지부 박충걸 사무국장은 “여러 방면으로 노력했으나 노조가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대신 40세 이상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전직제도를 신설해 정규직 전환 기회를 부여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적십자본부지부는 지난 8월 말부터 진행해온 연장·휴일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중단하고 1일 전국지부장회의를 열고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0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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