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여성 다 모여라’

민주노총이 이틀간의 일정으로 2007년 여성노동자학교를 13일 개강했다. 대전 유성유스호스텔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첫날 ‘민주노총의 여성주의를 말하다’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2001년 1월, 정기대의원대회를 통과한 뒤 6년을 넘긴 여성할당제에 대해 평가하는 토론회다.

토론회에서 김지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할당제 실시결과 여성조합원의 의사결정기구 참여비율이 6~7%에서 30%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김부위원장은 이런 양적확대가 질적 확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할당제에 따라 대의기구에 진출한 여성 간부들이 각종 여성의제에 별 관심이 없고 여성위원회도 역할이 주변화됐다는 주장이다. 그는 “여성 참여의 확대가 여성주의적 관점과 사업을 공유하거나 확장시키는 방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여성주의 확대는 여성의 대표성을 높임과 동시에 기존 남성 중심적 노동운동을 양성이 함께 하는 노동으로 전환하고 여성 노동관련 의제가 핵심의제로 다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부위원장은 ‘여성주의적 관점’ 부재는 곧 여성노동자들에게 가해지는 2중, 3중의 차별과 착취구조를 폭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실례로 그는 “KTX승무원과 이랜드-뉴코아, 기륭전자, 르네상스호텔 투쟁 등 여성이 주체가 된 투쟁을 조직화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할당제를 통해 비정규 여성 노동자를 조직한다는 목적도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조직의 다양한 부문에서 남성주의적 문화가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여성노동자 학교 둘째날에는 여성영화 ‘엄마는 여자를 좋아해’를 상영하고 ‘여성노동자 건강에 얽힌 몹쓸 얘기, 쓸 만한 얘기’와 ‘여성, 정치와 사랑에 빠지다’는 주제의 강연이 이어진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9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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