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개혁적 노동조합운동에 대한 끝장 토론이 진행됐다. 17일 한국노총 지도부와 노동관련 학자들이 모여서 사회개혁적 노동조합운동과 양대노총 통합, 노사발전재단 등 한국노총의 운동방향에 대해 9시간 넘게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학계에서는 윤진호 인하대 교수와 이병훈 중앙대 교수 등 6명이 참여해 한국노총에 대한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사회개혁적 노동조합주의를 표방하게 된 과정과 노사발전재단에 대한 출범 의의 등에 대해 강연한 뒤 본격적인 토론으로 이어졌다.

이 위원장이 “한국노총의 방향이 제대로 가는지 학계 원로를 불러서 쓴소리를 듣고 싶다”고 인사하자 이 교수는 “어렵게 마련된 자리이니 만큼 훈수 제대로 두겠다”고 답하면서 토론의 긴장감을 높였다.

이 위원장은 사회개혁적 노동조합운동에 대해 “사회통합을 목표로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운동”이라고 규정했다. 학자들은 이에 긍정적 반응을 나타내면서 노사발전재단이 그러한 운동의 집행기구로서 기능해야 된다는 점을 밝혔다. 하지만 이병훈 교수는 구체적 사업들로 제시되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고, 윤진호 교수는 “이 운동은 공익성과 공공성 강화 방향을 추진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산별노조로의 전환이 필수불가결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또 “전투적 노동조합주의에 대해 한국노총이 흘러간 운동이라고 표현하지만 현 시기는 사회개혁적 노조주의와 전투적 조합주의 둘 다 필요하다”면서 “전략적 기획하에서 투쟁과 협상을 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대노총 통합과 관련, 이 위원장은 무조건 통합으로 가야한다는 점을 역설한 뒤 “시한을 두는 게 부담스럽다면 우선 양대노총이 각각 대의원대회를 열어 통합결의라도 해야 한다”며 “통합결의를 하고 나면 서로 적대적 비난 발언은 안할 것이이고, 결의 따른 실천 방안이 도출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통합이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양대노총의 연대활동이나 협력사업은 어렵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임상훈 중앙대 교수는 “통합이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르니 우선 연대사업을 통해서 차츰차츰 기반을 확보해 가는 게 우선”이라며 다른 해법을 내놓았다.

임 교수는 한국노총의 운동방향에 대해 “현장과 함께하는 한국노총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첫째 내부 리더십과 내부 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하고, 둘째 질높은 조합원 서비스를 확대해야만 현장과 함께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학자들은 고용보험 운영에 대해 “노사간의 보험료로 형성된 기금을 정부 일방으로 결정하는 것은 위헌적 소지가 있다”며 노사에 돌려주는 게 합당하다는 의견들이 제시됐다. 하지만 고용보험기금 운영과 노사발전재단을 직접 결부시키는 것은 모양새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밖에도 비정규직법, 한미FTA, 산별조직화 문제, 정책연대 등 6개 주제들을 놓고 시종 진지한 토론이 진행됐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8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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