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협의회의 세불리기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사태를 대화로 해결할 의지를 보여 파국으로 치닫던 `선수협 파동'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6시간여 걸친 마라톤 이사회를 열고 지난 20일 자유계약선수로 공시했던 선수협 대표 6명이'향후 선수로서 순수하게 행동할 것에 동의한다면 보류권 포기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선수들이 지난 3월 문화관광부의 중재아래 결정된 합의사항을 어기고 사단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지만 8개구단 주장들이 다시모여 선수회를 만들면 요구사항을 대폭 수용하겠다며 유화책을 보였다.

부연 설명에 나선 이상일 KBO 사무차장은 "오늘부터 이상국 사무총장을 비롯한KBO가 구단과 선수사이에 중재자로 나서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혀 구단들의 입장이 종전 강경 일변도에서 한 발 물러났음을 시사했다.

이상일 사무차장은 "사장들도 프로야구가 파국으로 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며 "사태가 크게 악화되지 않는 한 더 이상 제재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선수협 부회장인 양준혁은 "6개 구단이 방출한 선수들을 먼저 원대복귀시킨다면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16명이 지지의사를 밝혀 사기가 오른 선수협은 LG 트윈스 소속 38명, 해태 타이거즈의 15명이 추가로 가입신청서를 제출해 총회원이 28명에서 81명으로 크게 불어났다.

선수협은 21일 경실련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박용오 총재 면담을 요청하는등 KBO 및 구단과의 대화에 적극적인 의사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지난 해에 이어 스토브리그를 통째로 흔들고 있는 '선수협 파동'은 선수와구단이 테이블에 마주 앉을 경우 양측의 피해를 크게 줄이면서 지난 겨울과 마찬가지로 극적인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