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협의회를 꼭 사단법인으로 등록하겠다."(선수협측)

"사단법인만은 절대 안 된다. 우리가 선수협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은 사단법인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KBO 및 구단측)

한국야구위원회(KBO) 및 구단들이 선수협 핵심멤버 6명을 자유계약으로 방출하고, 이에 맞서 LG와 해태 선수들이 대거 새로 선수협에 가입하는 등 선수협 파동은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다. 이런 극한 대립의 표면에는 이처럼 '사단법인'을 사이에 둔 충돌이 있다.

선수협측이 사단법인화를 시도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단순한 임의단체인 '선수들만의 모임'만으로는 자신들이 지키고자 하는 권익을 법적으로 보호받기 힘들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선수노조처럼 선수협을 노조화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노조라는 간판에 대해서는 선수들 내부에서조차 거부감이 많다.

반면 KBO나 구단이 사단법인화를 반대하는 데도 이유는 있다. 선수들이 구단과 계약을 하는 순간 그 선수는 KBO 소속이 된다. 그런데 KBO가 바로 사단법인이다. 사단법인 KBO 소속 선수들이 또 다른 사단법인인 선수협의 일원이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또한 KBO가 자신들과 대등한 사단법인인선수협과 선수 권익에 직결되는 각종 사안들을 논의해야 한다면 적잖은 부담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자 이상국 KBO 사무총장은 22일 "선수협측이 사단법인화만 양보한다면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차영태 선수협 사무국장은 "지난 4월 문화관광부의 중재안을 선수협과 KBO가 수용했을 때 'KBO와 선수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문제 해결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분명히 서로 합의했다.

선수협이 KBO와 동등한 위치에 서는 길이 사단법인화하고 이 원칙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 단계에서 사단법인 문제는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될 가능성이 있는 동시에 여전히 양측이 양보하기 힘든 키워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