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가구(농어가 제외)의 지난 2분기 소득증가율(전년동기 대비)이 2005년 3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계층간의 소득격차는 오히려 늘었다. 얇아진 지갑만큼 소비지출 증가세도 꺾여 소득과 소비 모두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증가세 둔화=통계청이 8일 발표한 2분기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2인 이상 전국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09만2천원으로 지난해 2분기 298만8천원에 비해 3.5% 늘어난데 그쳤다. 이 증가율은 전년동기 증가율 4.8%와 지난 1분기 증가율 6.2%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2005년 3분기 2.1% 이후 최저 수준이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소득은 295만6천원으로 증가율이 1.0%에 그쳐 전년동기 2.4%와 지난 1분기 4.0%에 크게 못 미쳤다.

소득형태별로는 전년동기대비 경상소득은 3.6%, 비경상소득은 0.8% 증가했다. 경상소득 가운데 근로소득은 4.3% 늘어난 반면 이자, 배당, 부동산임대소득 등 재산소득은 주식시장 호황 등으로 17.7%나 늘어 3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재경부는 2분기 가계수지 동향과 관련 소득증가세가 1분기에 비해 둔화된 것은 공무원의 상여금 지급방식 변경 등 기술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이를 제외하면 소득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계층간 소득격차 확대=계층간의 소득격차는 하위계층의 소득증가율이 감소하면서 더욱 커져 소득재분배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에 속하는 가구의 소득을 하위 20% 가구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5분위 배율은 7.27로 전년동기 7.24에 비해 0.03 높아졌다. 이는 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625만7천원으로 2.7% 증가한 반면 하위 20% 가구는 86만원으로 2.3% 느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전년동기에는 상위 20%와 하위 20% 모두 소득이 5.7% 증가했다.

상위 20% 가구는 처분가능소득이 소비지출보다 많아 월 188만7천원의 흑자를 기록한 반면 하위 20%는 오히려 33만4천원의 적자를 봤다.

전국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10만2천원으로 전년동기 202만8천원에 비해 3.6% 늘었다. 이는 전년동기 증가율 4.5%와 지난 1분기 증가율 4.2%에 비해 하락한 것이다. 소비지출을 항목별로 보면 가구가사(13.0%), 교양오락(10.4%), 보건의료(9.5%) 등에서 크게 증가했고, 교통통신(-0.4%), 광열수도(1.0%), 식료품(2.3%) 등은 저조했다.

◇가계수지도 악화=소득증가세가 둔화됨에 따라 전체적인 가계수지 개선추세도 주춤해졌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269만4천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했지만 소비지출이 210만2천원으로 3.6% 늘어 흑자액은 59만2천원(1.4% 증가)에 그쳤다. 이 증가율은 전년동기에 4.5%에 훨씬 모자라는 것이다.

통계청은 “전반적으로 소득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저소득층과 영세자영업자의 소득개선이 지연되고 있어 전체적으로 소비회복도 뚜렷하지 않다고”고 분석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8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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