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공무원노조들의 단체교섭이 한 달 넘게 협상테이블조차 마련하지 못하면서 답답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실무교섭이 무산된 것까지는 정부측 실무교섭 위원의 격 문제와 최양식 행자부1차관의 불참이 원인이었지만 이후에는 조율을 거쳐 논란꺼리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도 신경전만 지속되고 있다.

정부와 노조 양측 모두 이러다간 정기국회 전에 협상을 타결하기는 힘들어진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6일 현재까지 실무교섭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섭 답보상태의 원인에 대한 행자부와 노조의 분석은 판이하게 다르다.

노조는 교섭을 할 모든 준비가 끝내고 행자부가 교섭 일정을 통보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26일 실무교섭 무산이후 10일 넘게 행자부가 교섭 일정을 통보하지 않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채길성 공무원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우리는 내일이라도 당장 교섭을 할 수 있다”며 “정부가 내부에서 뭘 하고 있는지 그 꿍꿍이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행자부는 원인을 노조 내부로 돌린다. 노조측 실무교섭 대표와 간사가 바뀌고 복귀하는 과정 때문에 그동안 노사가 일정을 제대로 조율할 수 없었다는 항변이다. 행자부 교섭 담당자는 “실무교섭이 전혀 안 되는 것이 아니라 간사들끼리 의견 조율을 하고 있다”며 “7일 정부 부처간에 협의를 해서 노조측 간사에게 협상 일정을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와의 일정 조정보다는 정부 부처 내부의 의견조율이 더 근본적인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실무교섭위원 격을 국장급으로 격상시키면서 정부 각 부처는 행자부에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여름휴가까지 겹치면서 행자부가 각 부처 국장들의 일정을 조율해 실무교섭을 일정을 잡는 것이 극도로 어려운 상황이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8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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