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은 노사협의회에서 노사 간에 다루기로 한 안건을 왜 일방적으로 강행했을까. 노조와는 도무지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서일까.

그렇지만 금융노조 하나은행지부는 수차례 양보안을 내놓으면서 협상을 주도했다. 지금까지도 노사대화로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적어도 은행측이 지부를 '대화가 되지 않는 상대'로 생각했을 리 만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측이 보이고 있는 최근 행태를 보면 분명 파국을 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에 대해 김창근 하나지부 위원장은 "은행 경영진의 전근대적이 노사관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은행측이 FM 직렬 책임자 공모를 일방적으로 강행한 것은 '하나의 사건'에 불과하다는 진단이다. 김 위원장은 "오만과 독선 경영으로 일관하고 있는 경영진은 노사협의회 개최를 노조에 통보해 놓고도 행장이 일방적으로 불참하는가 하면, 비정규직 외주 방침을 철회시킨 노조에 대해 비정규직 의제와 관련한 협상에 임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동조합을 인사노무라인의 한 부서 정도로 생각해온 관성이 서울은행과의 통합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은행측 인사노무관리부서의 역할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종열 하나은행장의 노사관이 금융노조 안팎에서 도마에 오르고 있긴 하지만, 정작 노사관계를 조정해야 할 실무라인들이 행장눈치만 보고 있는 것도 노사관계 악화의 주요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7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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