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노사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하나은행 노사는 직렬별 차별구조, 인력부족 해결, 승진적체 등 인사제도의 난맥과 시간외근로 문제를 풀기 위해 수차례 논의해왔다. 노사공동 워크숍, 집중교섭, 대표자교섭, 실무교섭 등이 진행됐다.그러나 경영진이 노조의 양보, 직원들의 고통감수를 요구하면서 협상은 난항을 거듭해왔다. 특히 경영진은 노조가 직원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제시한 각종 개선안들을 비용부담과 주주설득이 어렵다는 이유로 외면해왔다는 게 하나은행지부의 설명이다. 게다가 은행측은 부착해 놓은 노조의 홍보선전물을 탈취하는가 하면 19일 예정된 노사협의회에 김종열 행장 불참을 통보했다.

◇갈등 부추기는 은행=하나은행지부(위원장 김창근)는 지난 10~11일 비상확대간부회의를 개최, 투쟁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경영진이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에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노조 전 간부들은 또 9일부터 80여개의 지점을 순방하는 등 현장활동을 강화하면서 불법 시간외근무 증거수집에 나섰다.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방침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 아울러 노조는 18일 연세대 백주년 기념관에서 개최된 '영업추진 부점장 회의'에서 참석한 부점장들에게 위원장의 서한을 직접 배포했다. 서한에서 김창근 위원장은 "영업점이 처한 심각한 상황과 문제점들에 대해 노동조합은 물론, 누구보다도 현장의 상황을 잘 알고 계신 부점장들까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해결을 요구하고 있으나, 경영진은 해결 의지가 있는지의심스러울 정도로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상황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시간외 근무수당 지급 하겠다"= 노조의 협상 의지와는 관계없이 은행측은 사태를 악화시키는 양상이다. 홍보물 탈취에 이어 노사 간 마지막 협상 국면의 장으로 예상됐던 19일 노사협의회에 김종열 행장의 불참을 통보한 것. 하나지부 관계자는 "행장이 19일 시간이 된다고 해서 노사 간에 19일로 노사협의회 날짜를 정했다"며 "그러나 18일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재호 인사담당 상무는 "행장이 일정 때문에 참석을 못하고 상무에게 위임을 했다"며 "노사협의회 안건으로 상정된 시간외 근로수당 문제와 관련해 시간외 근로를 원칙적으로 하지 말고, 부득이한 경우엔 금전으로 보상할 것을 행장이 18일 부점장 회의에서도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 문제는 산별임단협에서 나온 안대로 지부 노사가 따라가면 될 것이고, 승진문제는 경영진이 결정해야 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7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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