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단축과 교대제 개편은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다. 주40시간제 도입 당시 교대제 개편을 통해 노동시간단축과 일자리창출을 하자는 취지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3년간 교대제 개편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정부가 고용보험기금에서 교대제 지원금을 책정하고, 유한킴벌리 모델 확산을 위한 뉴패러다임센터까지 세웠지만, 교대제 개편의 성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가 공통적이다. 왜 그런 것일까. 교대제 개편을 둘러싼 가장 큰 문제는 현재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는 데 있다. 그만큼 교대제 개편은 주5일제 도입 초반에만 반짝했을 뿐 겉돌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겉돌고 있는 교대제 개편 지원

이 같은 사실은 몇 가지 지표로 유추할 수 있다. 고용지원기금에서의‘교대제전환지원금 현황’(노동부 발표)을 보면, 첫해인 2004년(10월부터) 3개월간 실적은‘제로’. 2005년 115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나 62억원(37개업체, 5천100명)(52.9%)만 집행됐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6년 역시 115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나 신청업체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342억원으로 예산을 늘려 잡아 315억원(152개 업체, 1만9천명)(92.1%)을 집행했다. 올해에는 23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둔 상태다.
 
교대제전환지원금이란 교대제를 새로 실시하거나 늘려 교대제를 전환하고 고용을 늘린 경우 추가고용 된 노동자 1명당 분기별로 180만원(월 60만원)을 1년까지 지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통계로는 교대제 개편을 평가하기엔 이르다. 전체적으로 판단하기엔 지원 규모가 작고, 교대제 내용도 정확히 파악이 안 되며, 노동시간단축 효과로 파악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40시간제를 도입하면서 열악한 교대제 개편을 통해 노동시간단축과 일자리창출을 하자는 후속대책이 제시되면서 변화가 있는 듯했다.
 
한국노동연구원 부설 뉴패러다임센터는 이 같은 취지를 반영해서 지난 2004년 3월 문을 열었다. 뉴패러다임센터는 유한킴벌리 모델 확산을 위한 것으로, 유한킴벌리는 4조3교대, 4조2교대를 통해 노동시간을 줄이고 평생학습체계를 구축한 사업장이다.
 
하지만 뉴패러다임센터는 지난 3년간 컨설팅 내용 중 교대제 개편의 비중이 점차 작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패러다임센터에 따르면 2006년말 현재 컨설팅을 받은 기업 139곳(누적) 중 교대제 개편 사업장은 51곳(36.7%)에 머문 가운데 연도별로 보면 2004년 신청기업13곳 중 7곳(53.8%), 2005년 49곳 중 18곳(36.7%), 2006년 77곳 중 24곳(31.2%)로 갈수록 교대제 개편 신청기업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교대제 개편을 하더라도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창출로 반드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교대제 변경시 새로운 조를 만들면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인건비가 크게 증가해 사용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 반면, 노동자 입장에서는 교대제 변경시 기존 노동자들은 노동시간이 단축되면서 초과근로수당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 역시 부담이라는것. 때문에 교대제 개편을 해도 기존 노동자들의 임금을 보전해주면서 조당인력을 감축하는 방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교대제 개편 정착 위해 정부 의지 중요”

하지만 교대제 개편은 불가피하다. 현재의 2조2교대나 3조3교대로는 주40시간(초과근로 포함 주52시간)에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사업장에서 노동시간단축 시행 뒤 3년간 기존의 초과근로 16시간이 한시적으로 연장이 되지만 결국 마감시간은 다가온다.
 
그렇다면 노동시간단축과 일자리창출, 노동자학습을 위한 교대제 개편은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실장은“결국 교대제는 노동강도 강화로 건강을 갉아먹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는 노사정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실태조사와 교대제 개편을 강제해야 할 것”이고 제안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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