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이 한전KPS 등 몇몇 공기업을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상장은 지분을 매각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민영화로 가는 수순입니다.

-한전KPS는 화력발전소 설비를 유지·관리하는 일을 하는 한전 자회사입니다. 국가기간산업을 민영화하는 것은 논란이 많습니다. IMF 이후 김대중 정부에서는 활발하게 추진됐지만 노무현 정부 들어서는 중단됐습니다. 무분별한 민영화의 문제점을 인식했기 때문이겠죠.

-어쨌거나 한전KPS 직원들은 불안합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02년에도 증시상장을 시도했다가 무산됐고, 2009년부터는 이 분야에도 경쟁체제가 도입됩니다.

-이 상황에서 눈여겨 볼 것은 공공기관운영위의 역할입니다. 사실 지난 4월부터 시행된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르면 공기업과 관련된 일의 최종결정은 공공기관운영위에서 하게 돼 있습니다. 지금 상황은 국무총리실이 다 결정해서 형식적으로 공공기관운영위의 승인을 받겠다는 것밖에 안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공공기관운영위가 제 역할을 못하고 기획예산처 들러리만 선다고 비판받고 있는데 이 일을 처리하는 과정을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금융노사 협상장의 고춧가루는?

- 금융노사 간에 산별임단협이 진행 중인데요. 지난주까지 11차례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노사 간에 입장차가 워낙 커, 난항을 겪고 있다죠.

- 건강진단 매월 1회 이상, 불임휴직 유급화, 육아휴직 1회 분할 사용 등에 대해서만 노사가 합의를 이끌어냈고, 그 외 사용자단체구성, 조합재정자립기금, 정년연장, 영업시간 단축 등의 안건에 대해서는 의견접근이 이뤄지고 있지 않습니다.

- 그런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안건에 대해서는 입장차가 좁혀지고 있다죠.

- 지난 5일 개최된 11차 교섭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습니다. 이날 협상에서는 금융노조가 제시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원칙적인 합의' 수준까지 접근했습니다.

- 그런데, 5일 중국 출장 후 뒤늦게 교섭장에 나타난 김종열 하나은행장이 이를 끝까지 저지한 것으로 알려졌죠.

- 노조측 대표교섭위원들은 김종열 행장이 적극 저지하고 나서, 타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종현 농협중앙회지부 위원장과 김종열 행장 간에는 설전이 오고갔다고 합니다.

- 현재 사용자측 대표교섭위원 중 김종열 하나은행장과 하영구 씨티은행장이 고춧가루를 많이 뿌리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군요. 노동자들에게 각을 세우는 CEO들은 늘 마지막이 좋지 않던데 두고 볼 일이군요.

협회 통합 놓고 신경전

-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라 관련 협회 통합도 쟁점이 되고 있다면서요.

- 네, 현재 자통법의 영향을 받는 협회는 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협회, 선물협회 등 3곳입니다. 이들 협회들이 벌써부터 주도권을 놓고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가장 규모가 큰 증권업협회는 자산이나 인력규모에서 차이가 월등하게 나는 만큼 동등하게 통합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자산운용협회나 선물협회는 대등한 통합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죠. 이들 협회는 내년 8월까지 금융투자협회를 출범시켜야 합니다.

- 노조들은 어떤가요.

- 현재 증권업협회와 자산운용협회에만 노조가 있습니다. 증권업협회노조는 사무금융연맹 증권유관협의회 소속이고, 자산운용협회는 증권노조 소속입니다. 협회가 통합되면 자연스럽게 노조통합도 논의가 될 텐데요. 이들 노조는 같은 연맹 소속이고 서로 교류가 많아 통합에는 큰 걸림돌이 없을 거라고 얘기하고 있죠. 하지만 대등통합이냐를 놓고는 이견이 있는 듯합니다. 이들 노조는 시간여유가 있는 만큼 협회통합 상황을 봐가면서 논의를 진척시키겠다는 입장입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7월 10일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