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협상 체결을 하루 앞둔 지난 29일 서울 대학로와 종로 일대는 노동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민주노총의 6월 총력투쟁 마지막 날인 이날 2만여명의 노동자가 일손을 멈추고 집결했다.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12년동안 고등학교에서 일하다 비정규법안 때문에 쫓겨난 정수운 조합원이 음독을 기도해 누어있는 병원을 찾아 그의 손을 잡고 비정규직노동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하고 돌아왔다”면서 “노동자와 민중을 죽음으로 내모는 한미FTA를 저지시키고 비정규직 악법을 철폐하기 위해 민주노총 위원장의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행 위원장은 "민주노총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는 식의 마녀사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며 정부와 언론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도 “20년동안 숱한 파업을 진행해왔지만 이번 FTA 파업처럼 언론이 노동자를 후비어파는 꼴은 처음”이라며 “특근 한번만 하면 만회할 수 있는 6시간 파업에 언론이 앞장서서 짓밟는 이유는 그만큼 금속노동자가 정부의 위선 증명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금속노조 파업에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퀵서비스를 통해 소환장을 전달할 만큼 노무현 정부는 조급해져 있지만 이제 국민들은 ‘FTA를 잘못 체결했다가는 독이 된다’는 사실을 느끼기 시작했다”면서 이제부터라도 한미FTA 반대투쟁에 힘을 모아야한고 주장했다.
홈에버 구월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김정숙 조합원과 뉴코아 강남점 이인숙 조합원도 무대에 올랐다. 지난 4월부터 계약해지 통보가 날라들면서 아이가 잠든 사이 눈이 퉁퉁 붇도록 울었다고 말한 이들은 “하룻밤 자고나면 또다시 수두룩하고 해고되어 동료들을 보는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느냐”면서 “이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모두 비정규법안 때문에 발생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임성규 공공운수연맹 위원장은 투쟁사를 통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야합을 통해 국민연금을 40%로 낮추기로 결정했다”며 “60세 이상 가운데 100만명이 길거리에서 헤매고 있는 상황에 ‘부모 없는 자식의 나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국민연금 개악저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5시경 전국노동자대회를 모두 마치고 종로까지 거리행진을 벌인 민주노총은 이후 한미FTA저지 범국민총궐기대회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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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 2007년 7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