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이 서울 소공동 본점과 잠실점 소속 주방보조 비정규직 40여명을 외주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비정규직법 시행을 앞두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나 ‘비정규직 외주화’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호텔업계에서는 롯데호텔이 처음으로 외주화 방침을 밝혔다.

26일 롯데호텔노조(위원장 이복준)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지난 14일 사내공고를 통해 본점과 잠실점 소속 주방보조직(팬츄리) 40여명을 외주화한다고 밝혔다. 롯데호텔은 최근 해당 직원들에게 사직서를 받고 있는데, ‘3개월치의 월급을 위로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조는 “주방보조직을 시작으로 비정규직 외주화의 규모와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롯데호텔이 직접 고용하고 있는 비정규직은 본점과 잠실점에 200여명이 있고, 울산과 제주호텔까지 합하면 전체 규모는 800여명에 달한다.

노동계는 롯데호텔의 외주화 결정이 호텔업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까지 비정규직법 관련 인력운용방안을 공개하지 않은 다른 호텔들이 롯데호텔과 비슷한 방안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롯데호텔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4천3백억원을 기록한 국내 최대 규모의 특급호텔이다.

실제로 롯데호텔과 별도법인으로 운영되는 부산롯데호텔에서는 최근 비정규직 인원감축이 논란이 되고 있다. 노조는 27일 반대집회에 나설 계획이다. 울산 현대호텔은 캐셔직 외주화를 놓고 노사가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진 롯데호텔노조 사무국장은 "롯데호텔의 현 상황은 우리나라 호텔업계의 노사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비정규직법을 피하기 위해 최저임금 수준의 저임금을 받는 비정규 노동자마저 해고하는 것이 호텔 사용자들의 인식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롯데호텔노조는 호텔측의 외주화 방침에 대응하기 위해 '비정규직 차별철폐 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대책위에는 민간서비스연맹,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민주노동당 관계자 등이 참여하고 있다. 대책위는 27일 오전 소공동 롯데호텔 본점 앞에서 외주화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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