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새벽 자살을 기도했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가 12시간만에 깨어났다. 그는 병원을 찾은 동료들에게 심경을 토로했다. “12년 동안 일한 곳에서 하루아침에 해고된 것도 억울한데 부당해고 구체신청을 내면 학교에서 대법원까지 가겠다고 해 앞길이 보이지 않아 이렇게 했다”

공공운수연맹이 25일 성신여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신여고 교장의 사과와 해고 철회를 요구했다. 지난 22일 새벽 성신여고에서 계약해지 당한 비정규직 조합원이 자살을 기도한 책임을 지라는 요구다. 학교 비정규직지부 조합원인 정수운씨는 오는 6월말 시한부 계약해지 통보로 괴로워하다 자살을 시도했었다. 정씨는 지난 1월말 2월28일자로 계약해지를 통보받은 뒤 6개월간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해고철회를 위해 노력해왔다.

임성규 공공운수연맹 위원장은 “성신여고와 학교재단 성신학원이 12년째 학교에서 일해 온 비정규노동자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았다”며 “학교와 재단은 즉각 당사자에게 사과하고 해고를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맹은 “6월말 해고통보를 받고 괴로워하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가 자살을 기도할 때 역설적이게도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정부가 모범을 보이기 위해 7만명의 공공부문 지정규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며 정부의 대책을 비난했다. 또 “사태의 근본 원인이었던 해고를 철회하고 정규직 전환 등 고용안정을 보장해야 한다”며 “입원비 등 치료비를 학교와 재단에서 성의를 다해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연맹은 “노무현 정부가 비정규법 때문에 해고와 외주화로 내몰리는 비정규노동자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예산과 인원이 감축되면 언제든 해고할 수 있는 누더기 비정규 대책은 부도수표”라고 지적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6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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