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노조(위원장 이동걸)가 18일 오전 9시 40분을 기해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명동성당에서 조합원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업출정식을 갖고 "정부와 상급단체의 중재로 공사와 밤샘교섭을 했지만 정부와 공사로부터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안이 나오지 않았다"며 "쟁의대책위원회의 만장일치로 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노조는 또 △명동성당 대오는 농성장을 사수하고 전국의 조합원은 지금 즉시 명동성당으로 집결하라는 파업지침을 발표했다.

노조가 17일 저녁 9시부터 명동성당에서 집회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노사는 17일 저녁 10시경부터 18일 새벽까지 명동성당 건너편 로얄호텔에서 밤샘실무교섭을 벌였다.

노사는 △구조조정 시 '노사합의'냐 '노사협의'냐 △명예퇴직 신청자 중 취소를 희망하는 사람에 대한 원상'회복'이냐 '불가'냐 △분할·분사시 '노사합의'냐 '노사협의'냐 등의 쟁점에서 접점을 찾지 못해 타결에 실패했다. 노조 쟁대위는 파업돌입 예정이던 오전 9시를 30분 넘기며 회의를 진행, 교섭결렬과 파업돌입을 결정했다.

노조는 파업 중에도 정부와 공사의 교섭 요구에는 언제든지 임하겠다고 밝혔으나 공사가 18일 오전 긴급 임원회의를 통해 파업 가담자들을 인력구조조정대상에 포함시켜 최고 파면 조치하는 등 강력 대처하기로 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노조는 18일 오후 조합원 5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명동성당에서 파업대오를 유지하고 비를 맞으며 집회를 계속했다. 또한 저녁부터 지방 조합원들의 상경 등이 예상돼 파업대오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통신산업의 특성상 파업으로 인한 파장이 워낙 큰데다 노사 양측의 교섭채널을 열어놓고 있어 18일 밤이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은 12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과 성실한 약속이행의 의무를 팽개치고, 회사는 정부지침에 따라 강제적 구조조정을 밀어 붙여왔다"며 한국통신 노사의 기존 합의사항을 준수하고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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