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생명이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고객의 휴면보험계좌를 전산 조작해 수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에 미래에셋생명은 7일 고객지원본부 김모 차장이 지난 2002년부터 5년간 9개 휴면보험계좌를 조작해 5억6천만원을 횡령했다고 밝혔다. 휴면보험계좌 계약자이름을 자신의 가족명의로 바꿔놓고 매달 보험료가 납입된 것처럼 꾸민 것이다. 김 차장은 내부 감사팀에 적발돼 경찰에 구속 기소됐다.

이에 대해 사무금융연맹과 미래에셋생명노조가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연맹은 “금융그룹을 표방하고 있는 미래에셋이 분식회계와 노조탄압도 모자라 이제는 국민의 재산을 전산조작을 통해 횡령하는 일까지 벌이고 있다”며 “이 같은 일은 70년대나 있을 법한 일로 사건의 전모를 밝히고 책임자와 최고 경영진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타인 명의 계약을 본인명의로 전환하고, 특히 피보험자를 전산조작을 통해 변경하는 행위는 보험업법상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는 행위라는 것이다.

연맹은 “금융기관 전산은 일개 개인이 부정을 저지를 만큼 허술하지 않다”며 “회사와 관리자의 방조 없이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일”이라며 회사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금융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해야 할 회사가 오히려 지난 4월말 추가로 전산조작을 통해 비리를 은폐시키려 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며 “이는 회사개입이 있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의 허술한 감사도 비난했다. 금감원이 지난 3월 정기 감사에서 이 같은 금융사고를 잡아내지 못한 것은 모종의 음모가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연맹은 “고객의 재산을 생명처럼 관리해야 할 금융기관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경영진들의 모럴헤저드 때문”이라며 “연맹은 분식회계와 부정비리, 부당노동행위뿐 아니라 이번 금융사고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에 대해 미래에셋생명의 분식회계와 이번 금융사고에 대해 조속히 조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연맹은 지난 4월 초 지난해 상반기 회사 손익이 30억원 적자로 드러나자 그 사실을 감추기 위해 9월분으로 지출된 사망보험금을 50억원으로 축소 계상해 20억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조작한 혐의로 미래에셋생명 윤진홍 대표이사와 이아무개 보험금 심사팀장 등 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5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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