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지부대표자들은 올해 산별임단협 안건으로 논의 중인 영업시간 단축 안건을 다음 달 8일 중앙위원회에서 마지막 토론을 거쳐 최종 안건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금융노조 지부대표자들은 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금융노동자들만 노동강도가 강화된 것이 아니라, 현재 전 산업에 걸쳐 노동자들의 전반적인 노동 강도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에, 금융노조가 영업시간 단축 문제를 의제화 시키면서 노동계 전체의 문제로 이슈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정상적인 근무시간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제기되고 있는 영업시간 단축 안건은 한국사회의 '총자본'과 '총노동'이 정면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안건이란 인식이다.

금융노조는 26일 지부대표자회의를 개최하고 산별임단협 안건을 토론한 자리에서 이와 같은 의견에 공감했다.

◇ 일정대로 진행하자 = 금융노조의 산별임단협 안건은 중앙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토론이 진행 중인 안건이었던 영업시간 단축 안건을 언론이 조기에 여론화하고, 이데올로기적 공세를 퍼부었다는 것이 지부대표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를 두고 지부대표자들은 '자본의 나팔수'가 되어 있는 한국의 언론을 상대로 금융노조 차원에서 정면 대응을 해야 된다는 주장에서부터, 문제의 본질이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정상화이기 때문에 금융노조의 일정에 맞춰 토론하고, 자주적으로 결정해야 나가면 된다는 의견까지 다양한 견해가 나왔다.

주상배 한국감정원지부 위원장은 "금융노조가 잘못해서 언론의 질타를 받은 것도 아니다. 중앙위원회에서 자주적으로 토론하고 결정하면 된다. 이제부터 의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환 산업은행지부 위원장도 "자본과 권력이 벌떼처럼 달려들어 매도를 했다"며 "돈이 되면 달려드는 언론의 속성에 주목하고, 보수화된 한국 사회의 언론에 정교하게 대처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중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영업점 창구에서 노동자들이 죽어가는 것에 언론들은 관심도 없다"며 "언론이 떠들어 댄다고 후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주5일제 쟁취 역시 언론의 반대를 뚫고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쟁취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또 사무직은 초과노동에 대한 정당한 주장을 하고 있지 못하다며, "여론의 비판을 감수하면서 영업시간 단축이라는 기조와 골격을 가져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 고객 불편 해소에 초점 = 지부대표자들은 또 향후 과제는 고객불편 최소화, 고객서비스 향상에 초점을 맞춰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건희 신한은행지부 위원장은 "근무시간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각 지부에서 전개했으며, 또 현재도 전개하고 있다"며 "오죽했으면 노동자들이 영업시간 단축까지 제안하겠냐는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만연된 초과노동에 노출된 노동자들을 위해, 노동계 내의 문제로 이슈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게 이 위원장의 지적이다. 최종하 대구은행지부 위원장도 "전체 노동자에게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들을 상대로 불편이 없게 영업시간 단축을 진행한다는 것을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호웅 우리은행지부 위원장도 "예컨대 여의도 지역에 산재해 있는 10여개의 지점 중 1~2개 지점의 영업시간을 앞당기거나 늦추는 등의 방법을 강구해, 고객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면서 쟁점화 시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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