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비정규직 해법에 대한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오는 6월부터 노사 간에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금융노조 산하 노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한은행 노사만 노사 간에 공식적인 TF팀을 구성해 논의를 진행 중에 있으며, KB국민은행을 비롯해 대다수 은행 노사들은 아직 내부 방향조차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노무법인 홍익에 비정규직 관련 컨설팅을 의뢰한 상황이며, 이르면 5월말이 되어야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논의는 6월부터 시작될 것이란 예상이다.

KB국민지부 관계자는 "컨설팅 결과가 나오면 노사 간에 공동으로 TF팀을 구성해 논의에 들어가야 된다"며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 올해 작품을 만들어 놓지 못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노사는 오는 6월까지 비정규직 관련 해법을 찾기로 지난해 임단협에서 합의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또 금융노조가 산별임단협에서 비정규직의 차별철폐 및 정규직화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기간을 정해 언제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확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산별임단협에서 포괄적인 합의보다는 예컨대, 2007년 7월까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식으로 시기를 못 박아야, 지부 노사간 논의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국민지부는 현재 비정규직 차별철폐 및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내부에서 '공통분모'를 도출한 상황은 아니다. 우리은행 노사가 합의한 직군제 형태의 정규직화로 갈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부터, 임금까지 포함해 비정규직을 기존 정규직과 동일하게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된다는 주장까지 간부들 사이에도 의견이 다양하다는 게 국민지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나은행 역시 노사 간에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다. 하나은행지부 관계자는 "하나은행 단독으로 논의를 진행시키기 보다는 금융노조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됐으면 하는 게 노조의 기본 방향이다"며 "기본적으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제도를 예정대로 시행하는 등 기존 프로그램은 올해 그대로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하나은행지부는 현재 노사 공동으로 구성되어 있는 '인사제도 노사 공동 TF'팀에 비정규직 문제를 의제로 포함시킬지 여부를 내부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외환은행 노사 역시 본격적으로 노사간에 논의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다. 노사가 각자 나름대로의 안을 마련 중에 있다.

기업은행의 경우는 사측이 외부 컨설팅회사에 용역을 의뢰한 상황이다. 늦어도 5월20일 경에 안이 나올 것이라는 게 인사팀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업은행지부에서도 자체적으로 비정규직 TF팀을 구성해 안을 마련하고 있다.

기업은행지부 관계자는 "우리은행 노사가 합의한 안은 노조 내부에선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적어도 우리은행 방식보다 더 좋은 방식으로 논의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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